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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대형마트“손님 북적”, 재래시장“찾는 사람 없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유통업계가 따뜻한 3월을 보내고 있다. 백화점 고객들의 씀씀이가 커지고 대형 마트는 밤 늦게까지 매장을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외식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값비싼 속옷들도 잘 팔리고 있다. 하지만 전통시장은 아직도 불황의 그늘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 통 커지고 쇼핑시간 늘어

26일 오후 2시께 롯데백화점 서울 소공동 본점 4층 매장. 한 20대 여성이 브랜드세일에 들어간 21만원짜리 크리스털 슈즈를 살펴보다 망설임 없이 신용카드로 일시불 결제했다. 이 여성은 "평소 사고 싶었던 브랜드인데 30% 세일이라 싸게 산 것 같다"고 좋아했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본점도 10만원대 유명 진 캐주얼 상품이 최대 50% 할인행사에 들어가 고객들이 몰렸다.

현대백화점 본점 관계자는 "3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9% 올라 최근 3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신장했다"며 "고객 한명이 물건을 구매하는 객단가도 8%나 올랐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1회 결제금액인 '건단가'가 지난해 3월보다 평균 5000원 정도 올랐고 신세계백화점도 객단가가 5.2% 상승했다.

대형 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홈플러스 잠실점 최동식 부점장은 "3월 들어 1인당 1회 결제액이 지난해보다 1500원(4.13%) 정도 증가한 3만6500원대"라며 "서민들의 씀씀이가 커진 것은 경기가 살아난다는 확실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최 부점장은 "손님들이 몰리는 시간이 종전에는 오후 6∼8시에서 최근에는 오후 5∼9시까지 늘었다"며 "날씨 탓도 있겠지만 경기가 풀려 쇼핑을 여유 있게 하려는 소비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5일 오후 9시께 홈플러스 잠실점은 전체 주차공간 400면 대부분이 차 있었고 식품매장에는 300명은 족히 넘는 손님들로 북적였다.

■고급 속옷도 잘 팔려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했던 패밀리레스토랑 TGI프라이데이스는 올해 23.9%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불황으로 패밀리레스토랑 업체 모두 타격이 심했다"면서 "올해는 소비 심리가 확실히 살아났다고 판단해 새 메뉴를 출시하는 등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11시 롯데백화점 잠실점 비비안 매장. 5∼6명의 손님이 한 번에 몰려 붐볐다. 유순휘 매니저(28)는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이 25% 정도 늘었다"며 "경기가 나쁠 땐 구경하는 고객들이 많았는데 요새는 평균 10만원 안팎의 속옷 구매 고객들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통시장은 아직 '터널 속'

25일 찾은 서울 중랑구 면목시장은 한산했다. 재래시장치고는 깔끔한 외관이 돋보였지만 물건을 사는 손님들은 거의 없었다. 상인들이 간판을 통일하고 악천후에 대비한 투명 천장까지 설치했지만 매출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면목시장 상점가 진흥사 협동조합 관계자는 "100여곳의 점포가 있는데 딱히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없다"며 "경기가 나아졌다고는 해도 이곳 분위기는 다르다"고 푸념했다.

인근 중곡동 신성골목시장 역시 마찬가지. 주택가가 밀집해 소매 고객들로 넘쳐 나던 이곳은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한 상인은 "최근 5년간 손님이 계속 줄고 있다"며 "누굴 원망할 것도 못 되고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 오길 싫어하는데 어쩌겠느냐"고 망연자실해 했다.

한편 시장경영진흥원이 조사한 시장경기동향지수(M-BSI)에 따르면 2008년부터 3년간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경기는 악화되고 있다.

M-BSI는 전국 시장상인들의 체감 경기와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100 이하는 경기악화, 100 이상은 경기호전으로 본다. 지수는 2008년 3월 67.5, 지난해 3월 54.8이었다. 그나마 올 2월 들어 66.8로 반등한 것이 위안거리다.

/[email protected] 최갑천 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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