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윤증현-김중수-최중경 팀의 과제
이명박 정부 경제팀의 라인업이 다시 짜였다. 특히 원년 멤버들의 복귀가 눈에 띈다. 김중수 전 경제수석은 한국은행 총재로 오늘 취임하고 최중경 전 재정부 1차관은 경제수석으로 컴백한다. 원년 팀을 이끌었던 강만수 전 재정부 장관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경제특보로 건재하다. 경제팀 핵심 3인방인 재정부 장관·한은 총재·경제수석 중에서 비 원년 멤버는 윤증현 장관뿐이다.
원년 멤버의 복귀는 향후 정책의 향방을 가늠하게 한다. 강 위원장과 그의 복심으로 불리는 최 수석 내정자는 수출과 성장을 정책의 근간으로 삼는다. 환율주권론자인 두 사람은 환율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시장 개입을 주저하지 않았다. 김 한은 총재는 “한은도 정부다”라는 말을 통해 향후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 윤 장관 역시 “금리인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기 때문에 새 라인업 간에 순조로운 정책 공조가 예상된다.
우려되는 것은 정책의 편향성이다. 이성태 전 한은 총재는 종종 정부와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정책의 균형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존재감이 돋보였다. 불행히도 새 경제팀엔 시의적절하게 ‘제동’을 걸 만한 인물이 없어 보인다. 성장중시 정책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한국 경제의 기적은 성장이 밑거름이 됐고 외환위기 이후 뚝 떨어진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것은 국가적 과제가 됐다. 다만 시기적으로 지금이 성장에만 몰두할 때인지는 의문이다. 재정지출 확대와 저금리에 기초한 부양책은 필연적으로 거품을 잉태한다. 이 때문에 각국은 서서히 거품을 빼는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게다가 재정적자 부메랑은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도 재정건전성 악화를 더 이상 방치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새 경제팀 내에 정책 쏠림을 경고할 ‘휘슬 블로어(Whistle Blower)’가 사라진 것은 유감이다. 차선책이나마 내부의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 공조는 좋지만 찰떡 궁합은 곤란하다. 실패한 환율정책을 반복하는 것과 같은 낡은 패러다임을 고집해선 안 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말고 성장과 긴축(출구전략) 사이에서 국가경제를 반석 위에 올려 놓는 것이야말로 새 경제팀에 맡겨진 책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