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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장관 직원과 격의없는 ‘도시락회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4.08 05:15

수정 2010.04.07 22:17

지난 6일 오전 11시40분께 정부과천청사 내 농림수산식품부 402호 회의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소비안전국 직원 13명 등 20여명이 도시락을 먹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최근 잇몸이 좋지 않다며 샌드위치로 점심을 대신한 장 장관은 식사 도중에도 직원들에게 농업 현장에서 직접 들은 친환경 농자재에 대한 얘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처럼 장 장관이 지난달 8일부터 점심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각 부서를 돌아가며 실무자들과 함께 도시락 회의를 갖고 있다. 이른바 '브라운 백(brown-bag) 미팅'. 브라운 백은 도시락을 담는 갈색봉투를 의미한다고 한다.

올해 농식품부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풍경이 바로 브라운 백 미팅이다.

현안에 대해 보고하던 방식을 토론으로 바꿨다. 보고를 하려면 따로 자료도 준비해야 하고 '일을 위한 일'이 아닌 '보고를 위한 일'로 흐를 염려가 있다는 장 장관의 아이디어였다.

이에 따라 장 장관과 하영제 2차관, 각 실장 등 핵심 의사결정자와 실무를 책임지는 국·과장, 사무관들이 한자리에 모여 중요 현안에 대해 격의 없는 토론을 벌이고 있다. 총 12차례 계획된 브라운 백 미팅 가운데 7일 현재까지 11차례가 열렸다.

그동안 토론을 통해 농어업인과 식품업체 등 현장에서 느끼는 불만에 대한 해결방안이나 여러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도 했지만 부진한 사항에 대해서는 가차없이 장 장관의 경고성 멘트(?)가 나오기도 했다.


한 예로 농어촌 후계인력 육성과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된 일정에 비해 준비가 덜 된 것으로 파악되자 "요즘 담당하는 현안이 많은 것을 감안해 이번 한번만 봐줄 테니 앞으로는 차질 없이 진행하라"는 장 장관의 경고가 있었다고 한다. 특히 장 장관의 생각보다 부진한 현안에 대해서는 "왜 그것까지밖에 안됐나" 등의 질문을 던져가며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토론이 이뤄졌다는 게 참석자들의 귀띔이다.


농식품부 한 관계자는 "토론회가 참석자들에게는 곤혹스러운 경우도 많지만 의사소통이나 정보교환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이 같은 자리가 5월에도 부서별로 또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hs@fnnews.com 신현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