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제지업계 ‘빅3’ 판매가 인상 검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5.30 18:11

수정 2010.05.30 18:11

펄프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제지업체들이 가격인상 고민에 빠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5월 펄프가격(활엽수표백펄프기준)은 t당 870달러를 기록해 지난 2000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달 만에 50달러나 급등하며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단기저점인 지난해 3월 470달러와 비교하면 85%가 치솟은 데 이어 그동안 펄프가격 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시키던 원·달러환율이 최근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업체들의 원가상승 압력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펄프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반면, 지난해 이후 한솔제지, 무림페이퍼, 한국제지 등 제지업계 빅3의 가격인상률은 평균 10%대에 머물렀다.


대부분 올 들어 뒤늦게 판매가격에 전가한 것으로 이 가운데 한솔제지는 지난 3월과 5월초 두 차례에 걸쳐 가격을 올렸지만, 인상률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내수시장은 인쇄용지 공급 과잉으로 가격 인상이 쉽지 않아 업체들이 시장의 눈치를 보는 입장이다. 해외시장은 수출업체들의 경쟁으로 독자적인 행보가 어려워 원가부담 반영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이미 크게 벗어난 데다 하반기에도 펄프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공산이 커 제지업계 빅3 모두 판매가 인상률과 시기를 검토 중이다.

인쇄용지 A사 관계자는 “최근 1년간 판매가격인상률은 지난달까지 하락세를 유지한 원·달러환율을 감안해도 원가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올 들어서도 펄프가격이 무섭게 오르고 있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펄프가격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격인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펄프수요 감소와 칠레 펄프업체들의 공장가동 정상화 등을 예상해 하반기 펄프가격하락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업체들은 속사정을 모르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펄프가격이 47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해외 펄프업체들이 노후설비를 폐기하는 등 자체적으로 수급조절을 하고 있다”며 “여기에 메이저펄프업체들이 가격담합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공급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어 펄프가격 고공행진은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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