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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미술공모전] 대상 고선경 “상금받으면 우선 물감부터 살거예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6.03 09:34

수정 2010.06.03 00:40

▲ fn미술공모전 대상

“200명이 넘는 지원자중에 대상을 받았지만 정말 내가 우수해서 수상한 것이 아니라 운이 좋았고,하느님이 웃어주신것 같아요. 너무 기쁩니다”

파이낸셜뉴스 미술공모전에서 205대1의 경쟁률를 뚫고 대상과 상금 1000만원을 거머쥔 작가 고선경(33)은 발랄했다. 하지만 당당한 모습과 달리 자신은 ‘불쌍한 전업작가’라고 했다.

대학원을 다니면서 등록금을 벌기위해 3번이나 휴학을 했고, 순수작가의 길로 들어선 지금도 가끔 작품이 팔리기도 하지만 형편이 넉넉치 않다고 했다.

“상금이요?.우선 물감을 사고, 빚도 좀 갚고, 쌀과 계란을 사고 싶어요.” 고씨는 이미 상금 1000만원의 향방을 정했지만 일단 가족에게 한턱 내겠다며 들떠 있었다.

상금있는 공모전은 처음 응모했는데 생각지 않게 큰 상을 받게돼 작가의 길을 가는 자신에게 힘이 된다고 했다.



고씨의 작품은 극사실이 유행의 범주에 있으면서도 매우 색다른 신선한 감각을 선보인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사실적인 기법은 염두에 두지 않아요. 극사실화는 대상을 확대하거나 바늘같은 붓으로 그리지만 나는 머리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손이 가는대로 그냥 그립니다”

그의 작품 ‘향수에 빠진 앨리스’는 극사실화풍같기도 하면서 환상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우리들 자신에 대한 본연의 향수, 그리움의 이야기가 담겼다.

“바쁜 나날을 지내는 사람들이 내 그림을 보고 잠시나마 돌아가고 싶은 노스탤지어,내 자신에 대해 꿈꿀수 있는 향수에 잠겨보길 희망합니다.”

초등학교때부터 미술대회에서 상을 많이 받았고 주위에서 너는 화가가 되겠구나 했을때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했고 당연히 화가가 됐다. 고씨는 부산예술고등학교, 홍대 회화과,홍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했다.

소녀, 자신의 초상화를 담은 ‘앨리스’라는 시리즈로 작업하고 있는 그는 그동안 6회의 개인전을 치뤘다. 2007∼2008년 미술시장호황때 개인전이나 아트페어에서 80%정도 작품이 판매될 정도로 주목받았다. 덕분에 경기불황에도 작품이 가끔 팔리기는 하지만 생활은 힘들다는 것. 하지만 포기하지않고 작가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내 목표는 평생 눈을 감는 그날까지 작가가 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변화를 도모하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학교 교수님,선배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파이낸셜뉴스 미술공모전 대상 수상작은 2∼8일 파이낸셜뉴스 미술제에 동시에 전시되고, 오는 9월 열리는 부산비엔날레 아세안 특별전에 초대된다.

/hyun@fnnews.com박현주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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