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30∼40대 아줌마 판매왕 月수입 1000만원 넘어

김승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 11일 오전 9시 서울 지하철4호선 창동역 인근에 위치한 교원L&C 노원센터. 60여명의 30∼40대 주부들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곳은 교원L&C의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화장품 등을 주로 서울 노원, 도봉지역 고객에게 판매하는 곳이다.

올해 44세인 박은영 지점장이 팀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녀들을 기르며 주로 가사일을 하다가 지난해 6월부터 방판을 시작했다는 박 지점장은 정수기 등을 판매·관리하는 리빙플래너(LP)와 매니저급인 팀장을 거쳐 입사 1년도 안됐는데 어느새 12명의 팀장을 관리하는 지점장까지 도달했다.

"처음엔 매달 100만원을 버는 것이 목표였다.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일도 좋았다. 단순히 돈이 목표는 아니었지만 재미있게 하다보니 돈도 벌리고 고객도 점점 늘어났다. 지금은 월 수입 1000만원이 목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팀장들을 나와 같은 지점장으로 만드는 꿈을 새롭게 꾸고 있다."

한때 미술학원 등을 운영하긴 했지만 결혼 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던 박 지점장이 방판을 시작하고부터 매일 매일 새로워지는 자신을 느끼며 밝힌 포부이다.

■방판, 성공과 실패 사이

방판시장이 쑥쑥 커가며 이를 통해 예상치 못했던 목돈을 버는 여성들도 늘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서 웅진씽크빅 교사를 하고 있는 박혜정씨(34). 지난해 8월 말 웅진씽크빅 전집 판매를 시작한 그녀는 이달 초 팀장 직함을 달았다.

일반 교사의 경우 한 달에 잘해야 1000만원가량의 전집을 판매하고 있지만 박혜정 교사는 평균 3000만∼4000만원가량의 실적을 올린다. 특히 최근 3개월 동안엔 매달 5000만∼6000만원씩을 팔았다. 전집 판매일을 시작한 뒤 줄곧 전국에서 1∼2위를 놓치지 않았던 그녀의 월 수입도 1000만원을 넘었다.

"보통 교사들의 경우엔 신규 고객을 되도록 많이 만나려고 노력한다. 이 때문에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 일례로 통상 교재를 구입한 가정의 자녀에게 15∼20분가량을 투자하지만 나는 40∼50분가량을 투자한다. 전집은 대부분이 아이들과 놀아주며 수업을 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교사가 그만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고 부수적으로 부모들로부터 좋은 평가도 받을 수 있다." 박 교사의 영업 노하우이다.

단순히 영업을 위해서라기보단 고객을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면 기존 고객의 소개를 통해 또다른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전집 세일즈로 회사를 일군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은 그의 자서전에서 "훌륭한 세일즈맨은 추천을 잘 받는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며 "세일즈에 성공하기 위해선 자신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추천은 커다란 힘이 된다"고 말했다.

박은영 지점장은 방판에 실패하는 사람으로 '목표의식이 없는 사람', '위기감이 없는 사람', '절실하지 않은 사람', '고객을 신뢰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 방판시장 선점 '사활'

방판시장을 놓고 기업들 사이에서도 인력 확보, 신상품 출시 등 전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급성장중인 온라인쇼핑시장 이상으로 방판시장의 잠재력에 기업들이 기대를 걸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 1위인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 당시 1만5000명이던 '아모레카운셀러'를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3만7000명까지 늘렸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2000명이었던 판매원을 올해 말까지 1만4500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방판 사원 확보를 위해 업계 최초로 홈쇼핑을 활용하기도 했다.

웅진코웨이 역시 하반기 화장품시장 진출 등을 염두에 두고 현재 1만2000명 수준인 '코디' 숫자를 연말까지 1만3400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웅진씽크빅도 전집 판매를 담당하는 인원이 2007년 5132명에서 지난해 말 7166명으로 증가했다.

교원그룹은 빨간펜과 전집 등의 판매를 담당하는 교사 1만6300명을 포함해 현재 총 3만2600명의 판매원수를 확보하고 있지만 향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방판 신제품 출시와 방판을 시도하려는 움직임도 기업들 사이에서 계속되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이 방판 조직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한지는 이미 오래됐으며 최근엔 교원이 '효소홍삼' 등 건강식품을 방판으로 시작했다. 웅진코웨이 역시 방판을 통해 화장품업계 3위를 넘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정수기를 출시하고 있는 LG전자, 동양매직, 쿠쿠 등이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방문판매 조직을 꾸리거나 예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이나 방송, 대형 할인매장, 백화점 등 유통채널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서 이뤄지는 방문판매가 개인과 기업들엔 여전히 놓칠 수 없는 중요한 유통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bada@fnnews.com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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