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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새 선장 영입했지만..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KB금융이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선장을 영입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대통령 측근 인사가 수장으로 오면서 관치금융 우려가 제기된데다 어윤대 신임 회장이 관심을 표현한 우리금융과의 합병이 외국인에겐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번 회장 선출로 최고경영자(CEO) 부재에 따른 리더십 리스크가 해소된데다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화라는 호재가 있는 만큼 단기간의 주가만을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회장 왔지만 오히려 약세

16일 코스피시장에서 KB금융은 전날보다 2.83%(1450원) 내린 4만97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하면서 5만원대에서도 밀려났다. KB금융이 5만원대 밑으로 추락한 것은 지난 1일(4만9200원) 이후 보름만에 처음이다.

“KB금융을 금융계의 삼성전자로 만들겠다”는 어윤대 회장의 취임 일성과는 달리 첫날부터 호된 신고식을 치른 셈이다. 하락은 외국인들이 주도했다. 이날 외국인들은 CS증권, ABN증권, 맥쿼리 등의 창구를 중심으로 무려 133만여주를 내다팔며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1위도 KB금융이었다.

가장 큰 우려는 어 신임 회장의 ‘메가뱅크’ 발언이었다. 어 회장은 전날 회장 내정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금융의 매각이 진행될 경우 조건을 보고 인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들은 이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 다이와증권은 “KB금융과 우리금융 간 고객 기반이 상당 부분 겹치는데다 회사 내 강력한 노조와 정부 영향 등으로 합병에 따른 비용절감도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선 KB금융이 합병을 추진할 경우 우리금융보다는 외환은행을 최적의 조합으로 여겨 왔다. 외환은행을 인수하려면 별도의 신주를 발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우리금융의 경우는 덩치가 커서 신주 발행이 불가피하다.

관치금융 가능성과 비전문성도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어 신임 회장이 ‘이 대통령의 친구’인데다 은행경험이 없는 관료 출신이라 정부 입김이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적으로는 순항할듯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운 선장의 취임은 분명 호재라고 입을 모은다. 9개월간 선장 없이 불안한 항해를 이어 온 KB금융이 이제는 강력한 리더십 아래서 순항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이유에서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은 “KB금융은 그간 경영진 공백으로 다른 대형 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됐고 경영효율성도 둔화됐다”면서 “신임 회장 선출은 충분히 의미있는 이슈며, 향후 어떤 전략을 제시하는지 지켜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어 회장의 우리금융 합병안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교보증권 황석규 연구원은 “2001년 주택은행과 국민은행 합병을 통해 리딩뱅크 프리미엄이 발생했던 것을 참고하면 KB금융도 이같은 주가 프리미엄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전문가라는 해석도 지나친 깎아내리기라는 평가다. 어 회장이 은행 경험이 없긴 해도 금융 전문가로 꼽히기 때문이다. 국제금융 박사 출신에 국제금융센터 초대 소장과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금융학회장, 한국투자공사(KIC) 운영위원장 등 상당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황석규 연구원은 “금융분야의 다양한 경험과 지위를 통해 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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