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박표원 교수는 21일 “환자 스스로 항응고제의 용량을 결정하는 INR 수치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일주일에 한 번씩 측정하면 혈전이나 과다출혈 등과 같은 합병증은 물론 사망까지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NR 수치 왜 중요한가
혈액응고수치(INR:International Normalized Ratio)는 항응고제 복용환자의 모니터로 이용하기 위해 고안된 항응고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INR 정상수치는 1.0이며 2.0이면 정상인에 비해 혈액응고 시간이 2배 가량, 3.0은 3배 이상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INR 수치가 낮아지면 혈전이 생기는 시간이 짧아 혈전증의 위험이 높아지고 뇌경색, 인공판막 기능부전, 말초혈관 폐쇄, 심근경색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약의 용량도 중요하다. 와파린으로 대표되는 항응고제는 혈액의 응고 작용을 억제해 혈전이 생성되는 것을 막아주는 약물이다. 치료 효과가 뛰어나지만 용량이 과하면 출혈성 경향이 생길 수 있고, 부족하면 혈전이 생성된다.
항응고제는 다른 약물이나 음식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한다. 항응고 수치를 변화시키는 식품으로는 한약, 인삼, 홍삼, 청국장, 대추, 솔잎, 동충하초, 영지버섯, 홍화가루, 녹즙, 콩비지 등이다. 이외에도 운동량, 일하는 시간, 여행 등 삶의 변화, 허브 제품이 영향을 미친다.
국제 항응고제 복용 환우회(ISMAAP) 크리스찬 쉐퍼 회장은 “24년간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지만 INR 수치 조절을 통해 정상인과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며 “이러한 경험을 전세계 환우들에게 알리고자 환우회를 만들어 활동 중”이라고 밝혔다.
■항응고제 복용환자는
국내에는 50만명의 항응고제 복용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심장판막, 심방세동, 뇌혈관질환, 심근경색, 심부정맥혈전증, 폐색전증 등 혈관 관련 질환자들이다.
심장판막 질환 환자들은 손상된 판막을 수선하는 판막 성형술과 새로운 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 치환술이 있다. 환자들 중 기계판막으로 교체한 경우에는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한다. 조직판막이나 판막 링은 수술 후 3개월 동안 복용한다.
치료가 필요한 부정맥 중 빈도가 가장 높은 심방세동 환자는 뇌졸중 예방을 위해 항응고제를 먹어야 하고 심부정맥혈전증 환자는 혈관 확장을 위해 항응고 치료를 해야 한다. 폐색전증 환자의 경우 폐의 동맥이 막힌 상태이므로 항응고제 치료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장기 경구 항응고제 치료 환자군인 심방세동, 인공판막 수술, 혈전색전 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항응고제 주의점은
항응고제 와파린은 비타민K에 영향을 받는 약제이므로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K 양이 일정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K는 양배추, 상추, 시금치, 오이껍질, 마요네즈, 샐러드유에 많이 들어있다. 또 함께 복용할 수 없는 약제도 주의해야 한다. 해열, 코감기, 항생제, 변비, 위궤양, 소화제 등은 병용 가능하지만 이외의 약물을 복용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이외에도 △졸도나 마비증상 △코피 또는 외상으로 지혈이 안될 때 △잇몸에서 보통과 달리 피가 많을 때 △붉은 소변·검은 변이 나올 때 △가래에 피가 나올 때 △심한 두통 △어지럼증 △호흡곤란 증상이 있을 때도 상담이 필요하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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