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샐러리맨에서 기업가로] (3) BMW 국내판매 딜러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사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08 18:17

수정 2010.07.08 18:17

“당신은 진정한 기업가다. 해마다 두자릿수 성장과 딜러업체 최초의 기업공개, 소형차 ‘미니’ 한국 시장 소개, 프리미엄 중고차 판매사업, 금융 파이낸스 서비스 사업까지 남들이 하지 않는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이뤄냈다. 덩치가 커진 독일 BMW 본사 역시 권 사장의 기업가 정신을 배워야 한다.”

지난해 BMW코리아 방문차 방한한 조지 바우어 독일 BMW그룹의 파이낸셜 서비스 최고경영자(CEO)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BMW 국내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7개 딜러 업체 중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사장만을 만나 도이치모터스의 성장과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에 찬사를 보냈다. 그는 “BMW와 관련된 기업은 권 사장의 기업가 정신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사장(52)은 월급 10만원의 섬유외판원에서 2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가로 변신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권 사장은 “3년, 5년, 10년 뒤의 자신의 모습을 항상 생각하고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라”고 말했다.

■있는 그대로 보여준 섬유외판원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한 권 사장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서울로 상경했다. 권사장은 당시 동대문 시장에서 원단 판매업을 하는 작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전두환 정권 시절이었는데 교복 자율화가 시행되면서 국내 섬유 시장이 활황이었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맨손으로 영업전쟁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월급도 하루가 다르게 뛰었다. 처음 입사할 때 월급이 10만원이었는데 3개월 뒤에는 25만원, 8개월 뒤에는 60만원, 10개월 뒤에는 85만원을 받았다. 당시 대졸 초임 평균 연봉은 20만원대 후반이었다. 권 사장의 영업비밀은 진실과 정공법이다. 그는 “장사란 사람이 사람을 상대로 설득하고 설득이 통해야 딜이 이뤄지는 만큼 고객을 진심으로 섬기고 만에 하나 잘못됐다면 당장 고객에게 알려 상황을 개선시킬 때 고객이 평생 파트너가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는 보태지도 말고 빼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고객에게 보여주라고 말한다.

■4년 준비끝에 창업도전

4년여간 섬유유통 회사에서 근무한 어느날 권 사장은 오랜 목표였던 독립을 결행한다. “당시 독립하면 망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다 만류했다. 하지만 독립을 위해 4년여간 치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자신이 있었다.”

성공 비결은 고객사를 선택과 집중으로 관리했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당시 영업을 하면서 130여개의 회사를 담당했는데 이 중에서 대형 고객사 4∼5개는 평생을 함께 할 사업 파트너로 만들었다. 물고기 몰 듯이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대형 고객사만 쥐고 있으면 그 밑에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사업 성공의 비결을 전했다.

권 사장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자기 사업체를 늘려가며 승승장구, 섬유제조·유통회사를 총 5곳을 운영했다. 권 사장의 왕성한 사업 확장과 경영 성과를 보고 주변사람들은 기업가로서의 탁월한 동물적 감각이 있다고 평가한다. 권 사장 역시 다른 사람보다 앞을 내다보는 감각이 있다고 말한다.

■원주에서 1년간 BMW 350대 팔아

하지만 섬유 산업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자 권 사장은 또 다른 변신을 준비했다. 그는 금융업, 부동산 임대업, 외식업, 호텔업, 명차 딜러 등을 사업 전환 후보로 올려놓고 고민에 빠졌다. 일단 현금이 잘 돌 수 있는 사업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

하지만 기회는 우연한 곳에서 찾아왔다. 지난 2002년 권 사장은 우연치 않게 친구차를 운전하면서 사업전환의 확신을 가졌다. “당시 내 차가 아카디아이고 친구차가 BMW였다. 당시는 외제차가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BMW를 운전하면서 그 성능에 충격을 받았다.”

권 사장은 당시 국산차 중에 제일 비싼 아카디아를 갖고 있었지만 브레이크 민감도, 순간 가속력 등에서 BMW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는 “이 정도 성능을 가진 차라면 영업을 해도 충분히 팔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 다음날 아카디아 차를 처분하고 BMW로 차를 바꾼 후 무턱대고 BMW코리아를 찾아가 국내서 차를 팔 수 있는 딜러 권한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기존 딜러들이 주요 도시에 이미 자리잡고 있어 영업할 수 있는 지역이 강원도 원주, 제주도밖에 없었다.

그는 서울과 가까운 원주 지역을 선택하고 바로 1652㎡(500여평) 규모의 전시장을 지었다. 여기서 권 사장은 또 다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아무도 안 들어간 땅에 들어가 1년만에 BMW 350대를 팔았다. 이 기록은 지금도 깨지지 않은 상태로 전설로 남아 있다. 권 사장은 “수십년간 영업을 하면서 쌓은 인맥을 총동원했다. 그들과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섬유업계에 종사했던 대표들은 현재 대부분 BMW차를 탄다”며 웃었다.

권 사장이 세운 대기록은 또 다른 기회를 제공했다. 그는 원주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1년 만에 서울로 입성했다. 당시 서울 강북 지역에서는 BMW 딜러들이 활동을 안하고 있는 상태여서 답십리에 자리잡고 사업을 본격 키웠다.

■소형차 미니만 한해 1200대 팔아

지난 2002년 원주에서 시작한 도이치모터스는 해마다 신규 브랜드 론칭 및 새로운 영업네트워크를 오픈했다. 설립 첫해 강원도 원주에서 출발한 신차 전시장은 이듬해 서울 동대문, 송파, 대치, 양재, 분당 등 8개 전시장으로 확대했다. 오는 9월에는 용산에 BMW 미니 전시장을 오픈하고 애프터서비스(AS)센터 역시 7개를 갖고 있다. 또 국내 처음으로 2005년 BMW 미니 론칭, 프리미엄 중고차 판매 개시, 2008년 업계 최초로 코스닥 상장 등 해마다 숨가쁘게 달려왔다. 권 사장이 미니를 국내서 처음 판매한 것에도 일화가 숨어 있다. 그는 “당시 수입차 하면 중대형을 생각했지 소형 수입차는 시장성이 없다고 아무도 고려하지 않았다”며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 소형 수입차가 활성화될 거라는 믿음이 있어 과감하게 수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국내서 미니 판매를 독점하며 지난해에는 미니만 1200대를 팔았다.

권 사장이 말하는 사업 성공 비결을 요약하면 삶의 목표 설정과 인맥관리, 손해 보는 삶이다. 그는 “시간을 헛되게 보내면 안된다. 항상 미래를 준비하고 3년 뒤, 5년 뒤,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라”고 충고한다. 또 항상 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항상 손해 보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그는 “내가 손해, 희생을 하고 있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며 “나중에 언젠가는 더 큰 보답으로 돌아온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최고가 될 때까지는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도이치모터스는 5년 뒤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자동차 산업 내 녹색 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폐차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pride@fnnews.com이병철기자

■권오수 대표 약력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한신상사 입사 △대웅상사 설립 △두창섬유 대표이사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현)

■권오수 대표의 성공비결

① Life Plan을 짜라 (3년후, 5년후, 10년후 의 목표설정)

② 환경에 맞게 변신하라

③ 시장의 흐름을 꿰뚫어라

④ 판단은 신속·정확하게 하고, 민첩하게 실행하라

⑤ 확신과 자신이 있다면 공격적으로 투자하라

⑥ 고객을 위해 24시간 대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