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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주은 대표 |
마치 대학생들이 영상콘테스트에 작품을 출품하기 위해 동아리방에서 옹기종기 모여 만드는 영상물 제작 모습과 다르지 않다. 캠코더 앞에서 강의하던 사람은 ‘손사탐’으로 불리며 당시 잘 나가던 사회 강사였던 바로 손주은 현 메가스터디 대표다.
■메가스터디가 하면 된다
누구나 미래를 알기 어렵듯 손주은 대표도 10년 전엔 지금의 메가스터디 모습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2년 전 가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100억원 정도 가치만 되면 만족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온라인 교육시장을 선도했고 메가스터디에 이어 수많은 교육회사가 다양한 실험을 해 가며 뒤를 따르지만 ‘1등’이라는 것은 지켜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는 더욱 부담 가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손주은 대표는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성공의 시간을 만들기까지는 정말 치열했다. 물론 성공에 부합하는 성과도 많았다. 그러나 10년간 달려온 결과를 놓고 목표지점에 도달했다고 하기엔 아직 목이 마른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며 10년 소회를 밝혔다.
숨가쁘게 달려온 과거는 메가스터디의 숫자가 잘 설명해준다.
회사 설립 후 9월부터 영업을 시작한 2000년 당시만 해도 매출은 6억원이 채 못 됐다. 당시 순이익은 고작 900만원. 그러다 매출은 503억원(2004년)→1013억원(2006년)→2383억원(2009년)으로 급성장했다. 올해에는 270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고 순이익도 806억원에 이를 것이란 설명이다.
또 2000년 당시 1만6804명이던 메가스터디 누적 회원 수는 중등 사이트 엠베스트 회원수까지 포함하면 366만명을 훌쩍 넘어 10년새 무려 218배 성장했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2225개 고등학교 중 메가스터디 회원이 없는 학교는 단 3곳 뿐이었다. 10년간 메가스터디의 동영상 강의가 플레이된 횟수도 하루 평균 54만회에 이른다.
삼성증권 김보영 연구원은 “메가스터디의 성공은 설립 당시 발전한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스타강사를 통한 양질의 강의와 회원 확보, 선도기업으로서의 선점효과, EBS 등 경쟁기업 출현에도 흔들림 없었던 수렴 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메가스터디, 메가트렌드 만들다
2000년 9월 고등부를 대상으로 한 메가스터디( www.megastudy.net)가 첫 선을 보인 이후 현재 초중등부 사이트 엠베스트( www.mbest.co.kr)를 운영하고 있다. 또 지난 2003년부터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오프라인 직영학원을 개설, 현재는 서울 강남, 서초, 강북, 노량진, 신촌, 성북, 중계메가스터디학원, 경기 광주, 남양주 메가스터디 기숙학원 등 9개의 고등부 입시학원도 운영 중이다. 또 메가MD라는 자회사를 설립, 전문대학원 입시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의·치의학전문대학원과 로스쿨 입시 준비생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식경제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초∼고등학교 사교육비 총액은 21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유아, 성인까지 포함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 고액과외까지 더하면 사교육비는 3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중 이러닝 시장은 매출 기준으로 2조910억원 정도다.
한국교육개발원 안성훈 박사는 “이러닝은 학습 대상자가 시간이나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또 수준별, 맞춤별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갈수록 활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메가스터디와 같은 이러닝 선두 회사들의 행동 반경이 앞으로도 계속 커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대우증권 유정현 연구원은 “고등 부문에서 시작한 메가스터디는 60만에서 70만명이 보는 수능시험이 있었기에 예상보다 빠른 성장이 가능했었다. 물론 중등시장도 크지만 통일된 시험이 없어 중등에 사업의 초점을 맞추기엔 한계가 있어 메가스터디를 포함한 교육업체들은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을 인식하고 손주은 대표가 요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화두가 바로 ‘창조적 서비스’이다. 지난 10년 기간이 양적 팽창과 온라인 학습의 틀을 만드는 시간이었다면 이젠 콘텐츠 내용과 전달 방식들을 기존에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선보이는 데 전념하겠다는 게 그의 생각인 것이다.
2000년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것을 실천하며 10년 동안 대한민국 온라인 교육시장의 바로미터가 돼 왔던 메가스터디의 10년후 2020년 7월께 모습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bada@fnnews.com김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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