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지리정보시스템(GIS)연구소 지도 실사팀은 하루에 약 7000㎞씩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 전문기업인 팅크웨어의 GIS연구소 장상훈 소장(45·사진)은 1995년 내비게이션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기에 GIS 구축에 뛰어든 전자지도 1세대다. 그가 전자지도 구축을 위해 팅크웨어에 입사한 후 전국을 누빈 거리만 해도 50만㎞를 넘는다. 특히 장 소장이 이끌고 있는 GIS 실사팀(20개)은 전자지도 제작을 위해 하루에 팀당 350㎞를 주행한다.
장 소장은 “우리나라는 도로 확장과 개통, 건물 신축공사가 많아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직접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내비게이션 지도자료는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제공하는 수치지도를 바탕으로 제작되지만 건물 형태, 차로 수, 통행 방향, 도로표지판 등 상세정보는 직접 발품을 팔아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구축된다.
하지만 실사를 통한 자료 수집은 생각보다 위험한 작업이다. 장 소장도 실사를 나가 여러 번 위험한 고비를 넘겼다.
산속의 길을 조사하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고립된 적도 있고 수해로 유실된 시골 길을 살펴보다가 논두렁에 차가 빠져 사고로 이어질 뻔도 했다. 지난해에는 새만금방조제 개통 전에 미리 자료를 수집하러 갔다가 40㎞에 달하는 방조제 공사장 한가운데에서 차가 고장나 꼼짝없이 4시간 넘게 차 안에 갇혀 있어야 했다. 당시 날도 저물어 캄캄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표류하는 기분이었다고.
그는 실사에 나서는 연구원들에게 ‘안전’과 ‘고객의 눈’을 강조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연구원의 눈이 아닌 고객의 눈으로 조사하고, 분석하고, 데이터를 만들지 못하면 고객 편의에 맞춘 내비게이션을 만들 수 없다는 신념이 깔려 있다.
올 들어 3차원(3D) 내비게이션이 대중화되면서 장 소장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다양한 3D 기술을 활용한 고도화된 고품질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건물을 ‘3D 랜드마크 모델링’으로 실제 모습과 흡사하게 표현해야 한다. 또 지형의 높낮이까지 안내화면에 반영한 ‘지형고도화’기술 등으로 전자지도 구축 초기 때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장 소장이 출퇴근 시 자전거를 애용하는 것도 보행자의 시각으로 도로환경을 분석하기 위해서다. 출퇴근 시간도 그에게는 업무의 연장인 셈이다.
/winwin@fnnews.com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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