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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두면 공간 지각능력 좋아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15 06:05

수정 2010.07.14 22:51

바둑이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핵자기공명장치(MRI) 영상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권준수 교수팀은 2007년 6월부터 1년 동안 한국기원 소속의 젊은 바둑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MRI 영상인 확산텐서영상 등의 실험을 한 결과 일반인에 비해 대뇌 전두엽과 변연계 그리고 대뇌피질 하부를 구성하는 시상 등이 집중적으로 발달돼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확산텐서영상기법은 고위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의 각 영역을 연결해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백질다발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도록 영상화하는 최신 뇌구조 영상기술이다.

바둑전문가 집단에서 보이는 하부 측두엽 백질 영역의 발달은 하나의 기술을 장기간 수련한 ‘장인’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다. 일반인은 하나하나씩 기억이 저장되는 데 비해 전문가들은 패턴 자체를 통째로 측두엽에 담아놓고 저장하게 된다.



또 바둑전문가들은 비언어적인 공간적·시간적 정보를 주로 처리하는 우측 뇌의 전두엽-피질하부 영역 회로가 일반인에 비해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뇌 우반구의 백질이 좌반구보다 상대적으로 더 발달된 것은 바둑경기의 주된 과제가 공간적 특성을 활용하는 점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권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인간 두뇌의 구조와 기능을 보다 심층적으로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두뇌 계발의 교육적인 목표와 인지기능에 연관된 여러 장애 치료성과 증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뇌영상학 분야의 저명한 잡지인 ‘뉴로이미지’ 8월호에 게재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