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서·서화 등 1200여점 불법 구입..골동품업자·교수 적발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7.26 09:11

수정 2010.07.26 09:08

수년 전 도난당한 고서(古書)와 서화 등을 장물업자로 구입한 혐의로 골동품 업자와 대학교수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문화재법 위반 혐의로 골동품 업자 구모씨(65) 등 3명과 ‘연구 목적’으로 도난 서적을 다량 구입한 모 대학 교수 김모씨(47)를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05∼2006년 동안 전국의 향교와 재실, 고택 30곳에서 도난당한 어정주서백선(御定朱書百選ㆍ유학자 주희의 서간을 조선 정조가 간추려 펴낸 책) 등 고서와 고문서, 서화 등 1200여점을 장물업자 김모씨(47.당시 구속)로부터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이 구입한 작품 등은 국보나 보물급이 아닌 비(非)지정 문화재이지만 조선 전기에 발간된 희귀 금속활자본 서적 등이 포함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구씨 등은 장물업자한테서 ‘껌껌한 물건(도난품)이니 일정기간(공소시효 10년) 숨겨놔야 한다’는 당부에도 불구, 고서 등을 구매해 보관하고 이중 일부는 개인 소장가에게 3∼12배 이윤을 남기고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김 교수는 ‘중국학을 연구하는데 필요하다’며 영규율수(瀛奎律髓ㆍ중국 당송시대 시선집)와 주역전의대전(周易傳義大典ㆍ유교 경전의 일종) 등 고서 900여권, 1200만원 상당을 구입, 소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 고서 등은 전북 고창 향교와 전남 영광 해주오씨 재실, 인촌 김성수 생가 등에서 보관돼오다 2005~2006년 도둑맞았으며 경찰은 지난 2007년 7월 검거했던 골동품 절도단 피의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훔친 골동품과 작품의 처분 경로를 밝히지 못했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적발된 업자들은 작품의 낙관을 오려내거나 가짜 낙관을 찍는 수법 등으로 출처를 감추려고 했다”며 “늦게나마 문화재를 발견해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또 구씨 등이 도난 작품을 파는 데 이용한 A문화재 경매 사이트가 무허가 서비스라는 점을 적발, 이 사이트의 대표 김모씨(55)를 불구속 입건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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