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학대 남편에 독극물 먹인 아내..법원“이혼하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02 08:45

수정 2010.08.02 08:44

오랫 동안 남편의 폭언과 모욕 등으로 고통을 겪다 홧김에 독극물을 먹인 아내가 신청한 이혼청구를 법원이 받아들였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조경란 부장판사)는 A씨의 이혼청구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 “두 사람은 이혼하고 남편은 A씨에게 재산분할로 13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남편의 일방적인 경제권 행사와 무시·모욕, 아내가 농약을 먹인 사건, 부부관계 거부 등으로 혼인관계가 쌍방 책임으로 더 이상 회복되기 어려운 정도로 파탄됐고 이는 이혼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남편의 ‘관계파탄 귀책사유가 농약을 먹인 아내에게 있어 청구를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 “A씨의 행위는 B씨의 독선적인 태도, 폭언과 폭행, 무시와 모욕 등으로 유발됐고 B씨가 이혼을 거부하면서도 아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등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주된 책임이 A씨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지난 1979년 B씨와 혼인한 뒤 2남 1녀를 둔 A씨는 남편의 일방적인 경제권 행사와 폭언·폭행, 인격적인 모욕 등으로 오랜기간 심리적·육체적 압박을 받던 중 2005년 술을 마시고 들어온 남편이 욕설과 함께 물을 가져오라고 하자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방역용 농약을 갖다줬다.



이후 A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입건됐다가 B씨의 선처 요청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풀려났고 B씨는 동네 주민들이 있는 자리에서 ‘농약으로 남편을 죽이려 한 여자’라고 폭언을 일삼는 등 두 사람 사이 갈등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이다. A씨는 이혼 결심을 하고 가출까지 했으나 자녀들의 설득으로 귀가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남편의 행동이 변하지 않자 결국 A씨는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은 A씨의 살인미수 혐의 등을 들어 ‘혼인파탄의 귀책사유가 남편에게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