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벌레·칼날..식품 이물질 5배 늘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03 19:46

수정 2010.08.03 19:46

올해 상반기 벌레, 칼날 등 식품에 들어간 이물 보고가 전년 대비 5배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올해 상반기에 접수된 이물 보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 4217건으로 전년도 동기 대비 약 5배가량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발생한 이물 보고 건수인 2134건을 2배가량 넘어선 수치다. 하지만 이 수치도 정확하지 않다.

일부 제조사가 고객과의 합의를 통해 이물질 혼입사고를 은폐하고 있다는 의혹이 현행 규정의 '맹점'으로 지적됐기 때문이다.



■이물 신고 중 벌레 37.7%

식약청은 이물 보고가 늘어난 것은 올해부터 실시된 이물 보고 의무화와 소비자 24시간 인터넷 신고시스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식품업체 보고가 2815건으로 전년 대비 6배 늘었고 소비자 신고도 4배가량 증가했다.

현행 규정상 이물질을 발견한 소비자가 제조사 고객센터에 신고를 할 경우 신고를 접수한 기업은 24시간 이내 식약청에 자진 신고해야 한다.

식약청에 따르면 판정된 이물 중에서는 벌레가 전체의 37.7%로 가장 많았다. 동양 F&B의 돌김 자반볶음, 풀무원의 얼큰 생라면, 직화짜장, 오뚜기 스위트콘, 대상에프엔에프 종가집 포기김치 등이 대거 포함됐다. 동원F&B 김, 사조해표 국수, 대상에프엔에프 맛김치 등 금속물질이 발견된 건수도 10.2%에 달했다.

현행 규정상 금속, 유리 등 이물질이 1차 적발된 업체는 시정명령과 해당제품 폐기 조치를 받는다. 2차 적발시 품목 제조정지 7일과 제품 폐기, 3차 적발시엔 제조정지 15일과 제품 폐기 행정조치가 내려진다. 칼날, 쥐, 벌레 사체 등의 경우 1차 적발시 품목 제조정지 7일과 제품 폐기, 3차 적발시 제조정지 1개월과 제품 폐기 명령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물 혼입 경로 조사 결과 이물 분실, 이물 훼손 등으로 인한 판정불가인 경우가 전체 39.6%로 가장 높아 소비자 불안감을 키웠다.

식약청 식품관리과 관계자는 "이물이 중도 훼손됐거나 분실되는 일이 많고 이물질이 너무 작거나 불분명한 경우도 있다"며 "특히 제조과정이나 유통과정 어떤 경로로 어떻게 혼입이 됐는지 확인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식약청은 현재 식품에서 발견한 이물질을 영업자가 보관하지 않을 경우 10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는 식품위생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상태다.

■고객과 합의로 은폐 여전

하지만 제조사가 고객과의 합의로 사건을 덮는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행법상 이물질이 발견된 제품을 회수하고 동일제품으로 교환해주는 것이 관례임에도 이보다 많은 양의 제품을 제공하며 소비자와 직접 합의를 시도하는 방식이다.


국내 한 대형 식품업체 관계자는 "행정처분을 피하려고 하기 보다는 브랜드 이미지 손실을 막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며 "식품위생법 개정안에도 이물질을 보관하지 않고 받는 과징금이 100만원이라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100만원만 내고 상황을 덮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식약청이 이물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면서 식품업체들의 고민은 늘어가고 있다.


한 식품업체 관계자는 "금속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전자석라인을 설치하는 등 공장 설비를 바꾸는 식품 기업이 많지만 기업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이물질 제로는 만들기 어렵다"며 "최근 소비자들은 제품 교환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피해보상까지 요구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어 원만한 합의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yhh1209@fnnews.com유현희 이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