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노고단 입구인 천은사 주차장에서 라보트럭 한 대가 노고단 산악도로 등정에 도전했다. 얼핏 보면 시중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라보트럭과 겉과 속 어디도 다를 게 없지만 이 라보 트럭은 가스를 배출하는 머플러가 없다.
급경사 탓에 일반 휘발유 차량도 오르기 힘들다는 노고단을 레오모터스의 라보전기차가 오른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더구나 이날은 비가 내려 노면이 젖어 있는 상태였고 트럭 짐칸에는 300㎏의 짐까지 실렸다.
또 일반 휘발유 차량의 힘이 넘치는 엔진소리와 달리 시동걸 때 '쉬리링∼'하는 약한 모터음 이후 차량에서 아무런 소리도 들을 수 없었던 점도 라보전기차의 언덕 주행력을 의심하게 했다.
우려와는 달리 라보전기차는 젖은 급경사의 도로를 평균시속 50㎞의 속도로 무리 없이 질주해 약 20분만에 성삼재에 도착했다.
언덕 주행 중 과부하로 멈춰버리는 일반 전기차와 달리 라보전기차가 급경사의 언덕길 주행이 가능한 것은 레오모터스의 핵심 기술인 '파워모드' 덕분이다.
파워모드는 전기차가 언덕길을 주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양만큼의 전기를 주기적으로 전기모터에 공급해 에너지 손실을 줄이고 과부하도 막는다. 돌아가는 팽이의 회전력이 줄어들 때 채찍을 가해 다시 강하게 도는 원리라고 해서 '파워채찍 솔루션'이라고도 부른다.
라보전기차의 무게는 910㎏로 일반 라보트럭(760㎏)보다 무겁다. 이는 라보전기차에는 리튬폴리머 배터리 80셀이 트럭 적재함 하단에 설치됐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 요인은 트럭의 무게 중심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어 운행에 안정감을 더해준다는 게 레오모터스의 설명이다.
차량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생기는 속도 저하 현상은 엔진의 출력을 높여 해결했다. 일반 라보트럭의 엔진 최고 출력은 38hp(약 28㎾·최고 속도 시속 120㎞)이지만 라보전기차는 최대출력 60㎾로 시속 14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라보전기차에는 에어컨 전용 배터리를 별도로 설치해 여름에 에어컨을 켜도 운행에 전혀 지장을 받지 않게 제작됐다. 그동안 전기차는 에어컨을 설치할 경우 차량의 주행 성능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지목됐다.
/coddy@fnnews.com예병정기자
■사진설명=전기차 전문업체 레오모터스가 전기차로 개조한 라보트럭이 지난 5일 전기스쿠터 '힐리스 3' 2대와 함께 지리산 노고단 산악도로를 등정하고 있다. 이날 라보전기차는 천은사에서 성삼재까지 약 13㎞ 구간의 급경사 도로를 무리 없이 운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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