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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銀 인수전 ‘에버딘’이 좌지우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8.11 05:00

수정 2010.08.10 22:28

경남은행을 둘러싼 인수전이 본격화된 가운데 잠재적 인수 주체인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의 주요주주인 영국계 글로벌 자산운용사 '에버딘'이 판세를 결정지을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부산은행의 지분구조는 최대 주주인 롯데그룹(14.08%)에 이어 에버딘 글로벌(13.53%), 파크랜드(4.29%), 국민연금(3.80%) 등의 순이다. 또 대구은행은 에버딘 글로벌(13.72%)이 최대주주로 삼성생명보험(7.36%), SSB-스몰캡(3.69%), 미래에셋자산운용 (3.55%)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에버딘이 향후 경남은행 인수전에서 일종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유상증자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에버딘이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 주느냐에 따라 판세가 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약 2조원대로 추산되는 경남은행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부산은행은 전환우선주와 상환우선주 발행을 통해 총 주식의 최대 20%까지 유상증자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한 상태다. 재무적 투자자(FI)를 통한 자금조달이나 후순위채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등도 고려중이다. 대구은행 역시 FI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중인 가운데 정관변경 등을 통한 유상증자 가능성도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에버딘은 순수 투자목적의 주주로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결정은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자신의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적극적인 권리행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은행 입장에서는 유상증자시 기존 대주주들로부터 증자받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만약 이들이 유상증자 참여에 반대할 경우 제3자 배정이나 일반 공모 등을 통해 방법을 바꿔야 해 절차상 번거로워지고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들 은행은 벌써부터 에버딘 측과 사전 접촉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핵심 관계자는 "이들 은행들도 향후 에버딘의 입장이 인수전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을 인식하고 에버딘 측과 접촉을 진행중"이라고 전했다.

에버딘과 함께 이들 은행의 최대주주이자 주요주주인 롯데그룹, 삼성생명 등이 향후 인수전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일단 부산은행에 사외이사 파견 등을 통해 이사회 결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해온 롯데그룹은 경남은행 인수추진과정에서도 부산은행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비해 삼성생명은 철저히 투자자 관점에서 입장을 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삼성생명이 보유중인 대구은행 지분은 경영권 행사 목적으로 취득한 게 아니라 기업들이 담보로 맡겼다가 되찾아가지 못한 지분이기 때문이다.

/dskang@fnnews.com강두순 홍창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