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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무거워진’ 디지털 라이프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03 17:48

수정 2010.09.03 17:48

태블릿PC를 비롯한 신개념 디지털 기기들이 쏟아지면서 사용자들이 풍성한 디지털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됐지만, 가방 속 디지털 기기들이 너무 무거워지는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지는 태블릿PC가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 영역에 자리매김을 하다 보니 소비자들이 들고 다닐 기기가 하나 더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

삼성전자는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막을 올린 'IFA(Internationale Funk Ausstellung) 2010' 전시회에서 태블릿PC '갤럭시탭'을 처음 공개했다. 스마트폰 '갤럭시S'에 이어 갤럭시탭으로 새로운 모바일라이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아이패드가 출시 4개월 만에 400만대의 판매량을 올리면서 대대적인 인기를 끌자 '대항마'란 별칭으로 태블릿PC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 디지털 기기 전문업체 엔스퍼트가 KT와 함께 태블릿PC '아이덴티티탭'을 선보인 것을 비롯해 SK텔레콤이 삼성전자 갤럭시탭을 이달 출시할 계획이다. TG삼보, 코원시스템, 아이리버, 아이스테이션 등 국내 기업은 물론 HP, 델과 같은 글로벌 PC 제조사들도 일제히 태블릿PC 개발·출시에 가세하고 있다.


태블릿PC는 크기가 17.8∼25.4㎝(7∼10인치)로 스마트폰보다 넓은 화면에서 선명하게 동영상과 e북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재생해준다. 무선랜(Wi-Fi), 3세대(3G) 이동통신 모듈을 이용해 음성통화 기능을 이용할 순 있지만 휴대폰의 전화기능을 대체하긴 어렵다.

또 문서, 프레젠테이션 등 사무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지만 노트북처럼 업무처리를 하기엔 문자입력과 네트워크에 제약이 있는 게 사실. 이 때문에 디지털 기기 제조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중간 영역에서 '세컨드기기'로서 태블릿PC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KT 라이프컨버전스사업담당 김성철 상무는 "태블릿PC는 휴대폰처럼 항상 소지해야 하는 '퍼스트기기'가 아니라 무선인터넷과 디지털 라이프를 한층 풍성하게 해줄 세컨드기기로 개념을 세워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태블릿PC가 매력적인 자태로 유혹을 하면서 소비자들은 가방 속에 디지털기기를 하나 더 넣고 다녀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할 처지다. 태블릿PC 중 일부는 네트워크 신호 도달거리가 수십∼수백m로 제한적인 무선랜 기능만 지원한다.
네트워크 연결기능을 확장하려면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신호를 무선랜으로 바꿔주는 공유기도 가방에 챙겨 다녀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는 카메라 기능도 기본 탑재하고 있지만 디지털카메라에 견줄 수 있는 정도는 아니다.
주말 사진촬영이 취미인 디지털카메라 애호가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에 디지털카메라 가방까지 함께 들고 나서야 할 판인 것.

한 디지털기기 제조사 마케팅 팀장은 "보통 태블릿PC는 무게가 300∼500g 정도로 노트북과 함께 들고 다니기엔 가방이 너무 무거워진다"며 "자신이 노트북으로 처리하는 일을 태블릿PC가 대신할 수 있는지, 추가 비용부담은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살펴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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