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막염은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생기는 염증성 질환을 말하는데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알레르기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그중에서도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계절, 생활환경, 아토피 등의 복합요인으로 발병하는 대표적 안질환 중 하나다.
보통 계절의 영향을 받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공식도 깨지고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의 결막 부위가 간지럽고 따가우며 붉게 충혈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눈 주위에 혹 모양의 물집이 부풀어 오르기도 한다. 간혹 눈동자의 흰 부분이 아주 심하게 부풀어 오르는 결막부종에 당황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있다. 또 알레르기 병력이 없어도 황사에 섞여 있는 중금속이나 먼지가 결막을 자극하는 자극성 결막염이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가려움증은 심하지 않지만 눈이 충혈되거나 눈물이 흐르며 심하면 출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눈 속에 모래알이 들어간 것처럼 까끌까끌하며 통증이 있다.
특히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세균성 결막염과 달리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피부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평소 아토피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대부분은 계절의 영향을 받는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아토피 각결막염, 봄철 각결막염, 거대유두결막염 등이 있다.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꽃가루, 미세먼지, 집먼지진드기 등에 의해 결막 내 비만세포가 자극을 받아 발생한다. 또 환절기에 대기가 건조해지면 증상이 나타난다.
아토피 각결막염은 주로 아토피 피부염과 함께 발병하고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병한다. 아토피 각결막염은 가족력과 관련이 높고 증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백내장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알레르기 반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봄철 각결막염은 주로 10세 이전에 발병해 사춘기에 사라진다. 덥고 건조한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발병하고 아토피나 천식, 습진 등을 동반할 수 있다.
거대유두 결막염은 눈꺼풀에 거대유두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주로 콘택트렌즈의 부작용 때문에 발생한다. 눈에 분비물이 늘고 눈곱이 많이 끼며 이물감 때문에 렌즈 착용이 어려워지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어떻게 치료하나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치료하려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찾아 제거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문제는 원인물질이 집먼지진드기 등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것이어서 완전히 없애지 못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원인물질을 최대한 제거해주는 게 좋다.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비듬 등은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물질이므로 침대 커버와 침구는 햇볕에 말리고 자주 털어주는 것이 좋다. 또한 봄철 꽃가루나 황사가 잦은 계절에는 외출을 삼가고 가능한 한 창문을 닫아 유발물질을 차단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를 끼는 사람들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평소 렌즈를 자주 세척하고 인공눈물을 넣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나 자극성 결막염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게 된다. 이 때문에 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요법으로 치료한다. 눈꺼풀 위에 냉찜질을 하거나 항히스타민제 안약, 인공 누액등을 점안하면 증상이 약해진다.
자극에 의해 충혈이 계속된다고 약국에서 구입한 혈관 수축제나 성분이 명확지 않은 안약을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일시적으로 혈관을 수축시키거나 시원한 느낌을 주지만 장기간 사용하는 경우 안압 상승 등 다른 부작용이 생기거나 오히려 충혈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면 눈을 비비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결막염 환자들은 가려움증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눈을 자주 비비게 되는데 이는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을 해소해줄 뿐 오히려 증상이 심해지고 2차 감염으로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눈을 비비게 되면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손을 통해 직접 전달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귀가 후에는 미지근한 물로 눈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얼음이나 안과용 팩을 이용해 냉찜질을 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민간요법은 주의해야
집에서 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외출에서 돌아와 흐르는 물에 눈과 손을 깨끗이 씻어주는 것이다.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쓰는 것이 더 좋지만 불가피하게 착용해야 할 경우라면 평소보다 콘택트렌즈 관리에 꼼꼼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소프트 콘택트렌즈는 황사 먼지가 콘택트렌즈 밑으로 들어가면 눈물로 세척되기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안경을 쓰는 것이 안전하다.
가렵거나 눈에 이물감이 있다고 해서 눈을 손으로 비비는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더 심해지거나 눈에 들어온 이물이 각막에 상처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경우 식염수나 인공 누액 등으로 눈을 세척하면 도움이 된다.
간혹 소금물이나 식염수로 눈을 씻으면 효과가 있다는 잘못된 속설 때문에 이를 이용하는 환자들도 있다. 이러한 민간요법은 증상을 더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결막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일부 환자는 충혈이나 부종으로 인해 안대를 착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안대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안대를 통한 2차 세균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pompom@fnnews.com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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