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짜리 지폐가 있던 시절 지폐 하나면 동네 슈퍼에서 먹고 싶은 과자를 5개는 살 수 있었다. 그러던 500원의 가치가 동그란 동전으로 바뀐 후 살 수 있는 물건이 슈퍼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500원짜리 껌은 어느새 슈퍼나 편의점에서 7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오픈프라이스(판매가격 표시)가 도입되면서 판매자가 가격을 정할 수 있으니 파는 사람을 탓해야만 하는 걸까. 그러기엔 국내 제조기업들의 얄팍한 상술이 덮이는 거 같아 찜찜하기 그지 없다. 설탕 값이나 밀가루 값이 오르면 빵 값과 과자 값은 자연히 오른다.
껌에 이어 500원을 들고 살 수 있는 제품이 또 하나 사라진다. 일부 제조사들이 추석 이후 카카오 가격 인상을 빌미로 초코바의 출고가마저 올린다고 한다.
올 상반기 경기 회복을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주요 제과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이미 전년도 수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기습적으로 혹은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로 가격을 인상한 이들의 영업이익이 높아진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제과기업별 상반기 영업이익은 롯데제과가 792억4790만원, 크라운-해태제과는 883억5800만원에 달했다. 오리온은 370억902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모두 전년 동기 대비 80억원에서 최고 190억원까지 영업이익이 올라갔다. 따라서 500원짜리 먹을거리가 슈퍼에서 사라져가는 이유에 대한 답변이 '물가 인상 때문'이라는 것은 군색해 보인다. 민족 최대 명절, 온 국민의 관심이 모두 추석 연휴에 쏠려 있는 이 때 또 다시 가격인상률을 저울질하는 이들을 보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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