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최진숙원스어폰어뮤지컬)락 오브 에이지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23 10:58

수정 2010.09.23 10:59

관객을 열광했지만, 2% 부족한 무대+사진 19일자 문화화상

히라가나로 적힌 서울 지도를 든 채 두리번거리며 올림픽 공원에 들어선 일본인 여성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지난 18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우리금융아트홀. ‘한류스타’ 안재욱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 공연장이다. 15일 개막한 이 작품의 주인공 드류역엔 안재욱,온유,제이 3명이 트리플 캐스팅됐다. 안재욱은 17일부터 무대에 섰다. 공연장 로비는 이들 팬들이 보낸 화환이 가득했다. 일본 팬을 위한 일본어 자막 서비스는 자연스러워보였다.


이번 무대가 국내 초연인 브로드웨이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는 미국 헐리우드 최대 유흥가 선셋 스티립을 배경으로 한다. 부동산 업자 허츠는 시장과 공모해 기존 시설을 몽땅 허물고 새로운 도시 건설 계획을 세운다. 이곳의 전설적인 락클럽 ‘더 버본’도 이 때문에 강제 철거 위험에 빠진다. 사람들은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진압대와 시위대는 강력한 충돌에 직면한다. 락 가수가 꿈인 드류와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이곳으로 온 쉐리는 사랑에 빠지지만 ‘더 버본’을 지키기 위해 급히 불러들인 락그룹 ‘아스날’의 리더 스테이시로 인해 꼬이고 만다. 쉐리는 스트립 댄서로, 드류는 세속적인 가수로 추락한다. 우연히 드류와 쉐리는 만나 오해를 풀고 도시는 허츠가 극적으로 마음을 바꾸면서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대강의 내용.

안재욱이 등장할 때마다 객석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무대위 ‘박수’ ‘열광’ 단어가 적힌 피켓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여하튼 객석은 갈수록 더 뜨거워졌다. 락콘서트장으로 뒤바뀐 마지막 대목에선 청중과 배우가 한몸처럼 움직이며 열기를 뿜어냈다.

관객은 환호성을 질렀지만 작품의 뒷만은 개운치 않다. 전반적으로 2%가 부족하다. 밴드 부활의 현란한 라이브 실력과 80년대 풍미했던 락음악은 충분히 즐길만한 것들이었다. 웃음을 자극하는 코믹 대사와 설정들이 곳곳에 깔려있어 잔잔한 재미를 주는 데도 어느정도 성공한 듯 보인다.

하지만 뻔한 결말에 막무가내식 스토리 전개는 구태의연했다. 도시 철거 계획을 앞장서 반대하던 도시 설계자 레지나가 부동산 업자 허츠의 아들 프란츠와 갑작스레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갈등이 해소되는 결말은 다분히 작위적이다. 당찬 캐릭터의 쉐리가 스테이시와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스트립 클럽을 전전하는 것도 식상하다.
‘더 버본’의 매니저 로니역 김재만은 코믹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해냈다. 하지만 로니를 극중 화자로 끌어들여 앞뒤 이야기를 이어주는 역할을 맡긴 것은 약한 줄거리를 보완하기 위한 편법이 아닌가도 싶다.
비키니 복장의 스트립 클럽 댄스씬은 과감한 안무로 시선을 끌지만 노출은 과도하다는 인상을 줬다. 스타 위주의 출연진이다 보니 노래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것도 아쉬웠던 대목./jins@fnnews.com최진숙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