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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석유공사,다나 인수 ‘확정적’

유영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23 16:09

수정 2010.09.23 16:09

한국석유공사가 18억7000만파운드(약 3조4000억원)를 투입해 추진 중인 영국 석유탐사기업 다나 페트롤리엄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성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미 상당수 지분을 확보한 석유공사가 본격적인 자금조달에 나선 가운데 현지 언론들도 인수 성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3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이날 오후 현재 다나 주식 2729만7954주(29.5%)를 주당 18파운드에 확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다나의 최대주주인 슈로더자산운용이 1060만주의 주식을 석유공사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주요 주주들이 속속 매각의사를 밝히고 있어 M&A에 특별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석유공사는 다나 주주들로부터 48.62% 지분에 대한 인수의향서(LOI)를 받아 놓은 상태다.

특히 전문가들은 주요 주주들이 석유공사가 제시한 주당 인수가 18파운드를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주들이 석유공사와 다나 경영진이 벌여온 자산가치 평가 논쟁에서 석유공사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지적이다.

당초 다나 페트롤리엄 측은 "석유공사가 회사(다나)의 자산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적절한 인수가는 주당 21.20∼24.65파운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현지 언론들도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지는 "다나는 계속 석유공사의 제안이 회사 가치를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주들을 설득하려 하겠지만 다나가 자사 가치 인상을 위한 서류를 발표한 뒤 주가가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석유공사가 이 가격에 다나 인수를 희망하는 유일한 기업처럼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지 역시 "다나 경영진과 달리 주주들은 한국 기업(석유공사)의 관심을 붙잡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지적했다.

석유공사의 다나 인수는 해외 석유 개발사업의 핵심 거점을 북해나 아프리카까지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다나는 영국 북해를 비롯해 이집트, 북서아프리카 등 36개 지역에서 매장량 2억2300만배럴의 원유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공사가 다나를 인수할 경우 우리나라의 원유 자주개발률은 10% 이상으로 높아진다.

한편 석유공사는 본격적인 다나 인수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다나 인수자금 통화별 비중은 원화 40%(약 1조3000억원), 외화 60%(17억5000만달러)다. 외화 자금은 채권발행 및 금융권 차입 등을 통해 이미 조달을 끝냈으며 원화 조달은 기업어음(CP) 발행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17일 5400억원 규모의 CP를 발행한 데 이어 추석연휴 이후 추가로 발행할 예정"이라며 "다만 발행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yhryu@fnnews.com유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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