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키아리증후군 환자 척추측만증, 국내 첫 흉강경 수술 성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24 11:00

수정 2010.09.24 10:59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김상현 교수는 흉추부의 청소년 특발성 측만증으로 수술을 받으려다 키아리증후군이 발견된 13세 여아에게 흉강경을 이용한 흉추 측만증 교정 수술을 실시해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키아리 증후군 환자는 30~50%에서 경도의 측만증이 있고 이중 약16%가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 환자에게 키아리증후군 치료보다 먼저 측만증 수술을 시행할 경우 소뇌가 경추 쪽으로 탈출하거나 당김이 심해져 사지마비, 호흡마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키아리 증후군에 대한 후두부 감압술 및 경막확장술을 먼저 시행하고, 이후 안정기가 되면 측만증 수술(후방에서 나사못을 고정하여 교정 및 골유합술 시행)을 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원칙이다.

하지만 김상현 교수는 수술 전 시행한 영상 검사, 신경학적 검사, 뇌압측정을 토대로 후두부 감압술 및 경막확장술을 시행하지 않고도 환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측만증에 대한 수술을 시행하여 성공적인 치료 결과를 얻은 것이다.




이 수술은 갈비뼈 사이에 약 2cm정도의 절개선을 5~6개 정도 만들고 흉강경을 이용해 측만증을 수술하는 방법이다.

30~40cm의 절개를 해야 했던 기존 방법과 비교하면 △척추를 지지하는 인대, 근육, 관절의 손상 △수술 후 심한 통증 △긴 회복기간 △재원기간 연장 △큰 상처로 인한 미용상 문제 등이 해소되는 장점이 있다. 또 짧은 분절의 교정으로 기존 수술방식과 같은 정도의 교정력을 얻을 수 있어 측만증 교정은 물론 정상 척추 분절을 더 많이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수술은 흉강을 통해 수술하는 동안 폐를 인공적으로 쪼그라지게 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폐기능이 떨어지거나 폐질환이 있는 사람은 할 수 없지만, 청소년 특발성 측만증 환자의 경우에는 대부분 기저 질환이 없고 폐기능도 정상이어서 이 수술을 통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상현 교수는 “이번 수술은 신경외과적인 접근과 분석으로 키아리 증후군을 우선적으로 치료하지 않고도 측만증 치료를 먼저 시행한 첫 수술이라는 데에 의의가 있다”며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몇 의사에서만 진행돼 온 흉강경을 이용한 흉추 측만증 교정 수술을 국내 신경외과 역사상 처음으로 환자에 적용하여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건국대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신경외과학회 서울‧경인지회에서 발표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