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학 포커스] 박용화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장에게 듣는다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30 17:03

수정 2010.09.30 17:03

■“물류는 살아있는 것..현장감각 갖춘 전문가 육성”

"물류 혁신은 이제 21세기 국가와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입니다. 이러한 물류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전문지식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고 전략적으로 물류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전문인력의 확보가 절실합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은 우리나라의 동북아 물류 중심 실현과 기업의 물류 및 공급사슬 관리 혁신을 선도할 국제 수준의 물류전문인력을 양성할 것입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박용화 원장(46)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물류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교통개발연구원 등 정부기관에서 물류전문가로 활동하다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오는 2015년에 세계 톱5의 물류전문대학원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온 정열을 불태우고 있다.

"네덜란드와 싱가포르와 같은 물류중심 국가들은 일찍부터 물류전문인력 양성에 국가 차원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물류전문인력 양성을 미래 산업발전을 위한 핵심 로드맵으로 인식해 고급 물류인력 확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입니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가 오는 2016년께 국내에서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 물류인력은 약 35만명이다. 그러나 현재 물류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인력은 약 13만명 수준. 따라서 22만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박 원장은 "국내에서 물류와 연계전공으로 배출되는 연인원은 1700명에 불과합니다. 이런 추세로 5∼6년을 간다면 물류전문인력이 1만명 수준에 불과해 10만명 이상이 부족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 만큼 물류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전망이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은 글로벌 물류전문가를 기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글로벌 8개대학(GU8) 글로벌물류 석사과정(GMLog·GU8 Global Masters in Logistics Program)은 미래형 물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대표적인 글로벌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GMLog 과정은 물류전문대학원 글로벌물류MBA 과정의 하위 트랙 중 하나로, 글로벌GU8컨소시엄에 속한 호주 멜버른왕립기술공과대(RMIT), 프랑스 르 아브르대, 영국의 헐대와 공동으로 산업체 세미나와 사례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매 학기 초 글로벌물류MBA 과정 1차 재학생을 대상으로 GMLog 과정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과정이 해외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의사 소통에 필요한 영어 실력은 기본이고 물류분야 자격증, 경력사항 등이 요구됩니다. 인하대를 비롯해 호주 RMIT, 프랑스 르 아브르대, 영국 헐 대학에서 선발된 GMLog 과정 20명은 해당 학기 지정된 유럽 허브 1개 대학(헐, RMIT 중 하나)과 아시아허브 1개 대학(인하, RMIT 중 하나)에서 최고의 교수진이 최고의 물류 강의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물류MBA 재학생 중 GMLog 과정에 선발된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글로벌물류MBA 과정의 모듈식 강의를 수강하다가 GMLog 과정 일정에 따라 허브 대학으로 이동하게 된다. GMLog과정은 물류 이론에서부터 현장 실습에 이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물류전문지식을 함양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물류는 책상에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물류는 현장을 알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인하대는 아·태학부에서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물류교육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을 중심으로 물류전문가로서의 소양을 가르치는 과정과 기존 업무종사자에게 재교육하는 경영학석사과정(MBA)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 기업에서 요구하는 물류 수준은 80%인데 직원 수준은 60%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박 원장은 시간이 있을 때마다 현장감각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물류는 살아있는 존재이므로 수시로 커리큘럼을 조정하는가 하면 산업계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도 한다. 특히 현장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3∼6개월 반드시 인턴십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의 글로벌화 수준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해외 MBA 수준의 교육환경과 물류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원격 화상교육이 가능한 첨단강의실 운영과 외국석학 초청 정규교과목 운영, 주간MBA과정의 100% 영어강의 진행, GMLog 국제공동교육과정 운영, 해외워크숍 진행, 국제물류관련 자격증 취득 지원 등 국제적 물류 교육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 학생도 다양하다. 우즈베키스탄, 알제리, 카메룬, 방글라데시, 독일, 미국, 대만, 캐나다, 라오스, 우크라이나, 러시아, 중국, 말레이시아 등에서 유학을 오고 있으며 한해 평균 5명 이상이 유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프랑스 르 아브르대와 인하대 사이에 교환학생 파견도 이뤄지고 있다.

"1년 동안 해외 석학 14명을 초청해 모듈식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물류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초청된 해외 석학들은 대부분 한달 간 국내에 머물며 집중 교육을 시키고 있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좋습니다."

박 원장은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이 구축해 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탄탄하다고 소개했다. GU8에 속한 대학들과는 물류전문교육프로그램과 GMLog 과정을 공동 운영하고 있으며 러시아 극동주립교통대학과는 물류학 석사과정 사이버 원격강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다. 또 중국 장안대, 상하이 해사대, 상하이 교통대, 샤먼대와는 교환교수·교환학생·학문교류를 진행하고 있으며 홍콩 이공대, 우즈베키스탄 UWED, 싱가포르 TLI-AP NUS, 영국 헐대, 독일 IML 도르트문트대, 덴마크 코펜하겐 비즈니스 스쿨, 일본 와세다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와 포트 오브 포트랜드 등과 다양한 해외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은 글로벌물류MBA 외에도 산학공동 비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고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류현장 중간급 관리자의 만족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압니다."

물류전문대학원은 한국무역협회와는 '글로벌물류최고경영자과정(GLMP)', 한국생산성본부와는 '물류·SCM전문컨설턴트과정(GLSC)', 싱가포르CILTS와는 '온라인·SCM전문가과정'을 산학공동 비학위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삼성전자로지텍, 범한판토스, 한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동부익스프레스 등과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연구개발·학술정보교류 및 물류분야 단기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활용에 관한 협약을 체결 중이다.

박 원장은 10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물류국제세미나에서 인하대가 '국제물류교육인증프로그램'을 주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학교육인증, 경영교육인증은 있는데 아직 물류교육인증은 없습니다. 국제물류교육인증프로그램을 인하대가 주도해서 글로벌 스탠더드로 제시해보고 싶습니다. 짧은 시간에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고 주도한다면 우리 물류교육 자체도 한 단계 올라갈 것입니다."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은 최근 일본 대학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모든 시스템과 정보를 공개했으며 내년초부터는 일본 대학과 학생을 공동으로 모집할 계획이다.

세계 10위 권에 머무르는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을 오는 2015년에는 5위, 2020년에는 3위에 오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박 원장. 최근에는 물류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소송에 대비한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인하대 로스쿨과 연계과목을 신설해 낮에는 법학, 밤에는 물류를 가르치고 있다. 이 밖에도 국제항공전문가 과정 신설, 학교법인을 이끌고 있는 한진그룹의 지원 등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전문대학원으로 비상하기 위해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다.


■박용화 원장은…

한국항공대 항공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 대학원을 거쳐 영국 러프버러대에서 항공교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 인하대 아태물류학부 교수로 부임한 이후 물류전문대학원 원장을 맡고 있으며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과 항공교통연구실장을 지냈다.
인천광역시 물류전문위원, 한국교통정책경제학회 편집위원장, 미래한국해양수산선진화 포럼 전문위원, 제주특별자치도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art_dawn@fnnews.com손호준기자·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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