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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소개팅녀의 몸짓에서 그녀의 마음을 읽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06 16:49

수정 2010.10.06 16:49

■FBI 행동의 심리학(조 내버로·마빈 칼린스 저/리더스북)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방 여자의 속마음을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혹 상대방이 목걸이나 펜던트를 하고 있다면 거기를 주목해 보자. 계속 목걸이나 펜던트를 만지작거린다면 그 자리가 불편하거나 상대방 남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신호다. 목에 손을 대거나 쓰다듬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빈번하게 드러나는 행동이기 때문.

전직 FBI 요원이자 행동전문가인 존 내버로가 쓴 ‘FBI 행동의 심리학’은 위에 예로 든 소개팅 사례처럼 상대방의 몸짓과 표정을 읽음으로써 사람의 마음을 간파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기술을 담은 책이다. 오바마와 힐러리의 민주당 경선 때 연설 행동을 분석해 미국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 저자는 FBI에서 활동한 25년 동안 고도로 훈련된 스파이와 지능범죄자를 상대하면서 포커페이스에 가려진 진실을 꿰뚫는 능력으로 ‘인간 거짓말탐지기’로 불렸던 인물. 그는 자신의 이런 화려한 이력을 발판 삼아 공동저자인 심리학자 마빈 칼린스 박사와 함께 심리학, 생물학, 사회학,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몸짓의 의미와 행동의 메커니즘을 분석해 낸다.

흥미로운 대목 몇 가지. 저자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인간의 얼굴 표정보다 다리에 주목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문명화’에 있다.

인간은 이제 얼굴 표정을 숨기는 데 매우 능숙해졌다. 반면 다리는 우리의 몸 중에서 가장 감정을 숨기지 못하는 곳이다. 가령 다리를 교차하는 행동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표시로 보면 된다. 다리를 교차하면 균형을 잃게 되는데 진짜 위험이 발생할 때 도망갈 수 없는 행동으로 편안함을 느끼지 않을 때는 이런 모습을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발을 갑자기 아래 위로 치기 시작하는 행동은 불편하다는 표시다. 어떤 질문에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상대방이 불쾌하다고 느끼는 지점을 짚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수사 시 어떤 질문에 이런 행동을 보이면 그 질문에 대한 진실을 집중적으로 추궁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고 말한다.

“나는 FBI에서 수천 건의 수사를 진행하는 동안 먼저 용의자의 발과 다리에 집중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즉 발에서 머리로 이동할수록 진실성이 감소한다. 만약 주위 사람의 행동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싶다면 발과 다리를 관찰하라. 발과 다리는 놀랍도록 정직하게 비언어 정보를 제공한다.”(p.175)

발과 다리만 유용한 것은 물론 아니다. 손 모양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가 있다.

“손으로 첨탑 모양을 하는 것은 아마도 가장 높은 자신감을 나타내는 신체언어일 것이다. 기도하는 손과 비슷한 동작으로 양손의 퍼진 손가락 끝을 서로 대지만 깍지는 끼지 않고 양쪽 손바닥도 서로 닿지 않는다…. 첨탑 모양 하기는 법정에서 증언할 때 매우 유용하다.
증인은 핵심을 강조하거나 자신의 말에 대한 높은 자신감을 나타낼 때 첨탑 모양을 하고 그들의 증언은 손을 무릎 위에 두거나 깍지 낄 때보다 배심원에게 더 강하게 인지된다.”(p.154∼155)

이 책은 이렇듯 ‘말보다 정확한 7가지 몸의 단서’를 통해 비언어 커뮤니케이션 지능을 높여주고 타인의 본질적인 진심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협상·회의·데이트·면접 등 생활에 꼭 필요한 행동의 기술은 물론 범죄를 수사하는 일성 경찰에게도 유익한 고급 지식이 담겨 있다.

/박수호 예스24 도서팀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