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KT 직원들, 상대사 고객 전화번호 불법 수집"..경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10.11 15:37

수정 2010.10.11 15:37

경쟁사 통신망에 침입, 고객 전화번호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KT 직원들이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11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KT직원 이모씨(53)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 19일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 통신장비실(MDF실)에 들어가 SK브로드밴드 가입자 48가구의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등 지난 4월에서 6월까지 전국 23곳에서 SK브로드밴드 고객 1833가구의 전화번호를 몰래 수집한 혐의다.

이들은 장애처리용 전화기를 SK브로드밴드 가입자 통신 포트에 연결, 자신들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어 발신자 번호(고객 전화번호)를 알아내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이 수집한 고객 전화번호는 KT 고객컨설팅팀으로 전달돼 ‘KT 쿡’ 등 자사 통신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데 이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아파트단지 관리사무소에 비치된 출입자명부에 기재만 하면 별다른 제재 없이 MDF실에 들어갈 수 있는 점을 악용, 영업목적으로 고객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장애처리용 전화기를 MDF 통신포트에 꽂으면 고객의 통화내용까지 도청할 수 있어 개통 등 필요한 사유 때만 MDF실에서 장애처리용 전화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SK브로드밴드는 최근 5개 지역 23곳의 아파트 단지에서 자사 가입 고객의 전화번호가 단시간에 1개의 개인용 휴대전화나 KT 지사 등으로 발신된 사실을 확인,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서울과 울산, 대구, 광주, 순천 등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점 등으로 미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pio@fnnews.com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