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데이터요금제는 ‘시한폭탄’?

#. 지난달부터 한 이동통신사의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김성근씨(26). 그동안 데이터 용량 때문에 주저했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출·퇴근길 귀가 즐거워졌다. 하지만 길거리나 지하철에서 가끔씩 음악이 ‘뚝뚝’ 끊기는 일이 생길 땐 짜증이 났다.

지난 8월 SK텔레콤을 시작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무제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국내 사용자들의 모바일 생활에 일대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추가 요금 부담이 사라지면서 음악, 동영상, 게임, 내비게이션 등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들을 맘껏 즐길 수 있게 된 것.

그러나 벌써부터 이동통신망에서 서비스가 끊기거나 네트워크 접속이 불안정한 상황이 빈번해지면서 소비자 불만 제기 등 무제한 서비스 단점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음악·동영상 걱정 끝…모바일생활 대변혁

SK텔레콤은 무선인터넷 무제한 서비스 이용자가 150만명을 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KT, LG U+의 가입자를 합치면 국내 무제한 서비스 이용자는 25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에선 최근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올인원55’ 이상 요금제 가입자가 일평균 1만7000여명으로 지난 7월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들은 80%에 가깝게 무제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의 모바일콘텐츠 장터 ‘T스토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하루 평균 90만명에 달해 지난 8월보다 2배 늘어났다.

이처럼 종량제에 따른 ‘요금폭탄’의 위험이 사라지면서 용량을 많이 차지하는 무선인터넷 서비스 이용이 대폭 증가하고 있다. 실시간으로 음악을 듣거나 지상파방송사의 방송도 즉시 시청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모바일 생활이 풍성해지고 있다.

지난달 SK텔레콤 가입자의 동영상 서비스 사용량이 지난 7월보다 2배가량 급증했다는 점은 무선인터넷 콘텐츠 사용 여건이 대폭 개선됐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SK텔레콤 이순건 마케팅전략본부장은 “무제한 서비스 기반의 생활 변화를 적극 지원하기 위해 실시간 네트워크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태블릿PC 급증…“재앙될 수도”

이동통신사들은 월 5만5000원 이상씩 받는 무제한 서비스에 고객이 몰리면서 수익이 늘어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반면 네트워크 안정화를 위한 투자부담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는 45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시스코는 스마트폰 가입자가 일반 휴대폰 이용자보다 무선인터넷 용량을 30배나 더 쓰고 있다고 발표했다.

무제한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국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무선인터넷 사용량은 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더군다나 ‘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태블릿PC는 스마트폰보다도 400배 이상 많은 용량을 잡아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말부터 이동통신 모듈을 탑재한 태블릿PC가 본격 확산되면 어느 이동통신사든 네트워크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미 현재 상황에서도 이동통신사들의 3세대(3G) 이동통신망은 이동 중 실시간으로 음악·동영상·게임 등 고용량 콘텐츠를 완벽하게 이용하도록 지원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한 이동통신 전문가는 “이동통신사들이 하나의 요금제로 다수 이동통신 모듈 탑재 기기를 묶어 쓸 수 있게 하는 OPMD(One Person Multi Device) 서비스 등을 적절히 통제하지 않다간 무제한 서비스가 재앙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