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광교신도시 ‘베드타운’ 위기
'명품 신도시'를 표방한 경기 수원의 광교신도시가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난 등으로 당초 예정됐던 행정타운을 비롯, 대규모 업무·상업시설 등 랜드마크형 자족시설 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광교신도시 개발에 착수하면서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조성하겠다"며 전체 부지의 31%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는 등 많은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수년간 계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아파트 등 주거시설을 제외한 대다수 자족시설 조성계획이 줄줄이 연기되거나 입주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광교신도시에 들어서는 3만1000여가구의 아파트 입주자들은 편의 및 자족시설 부족 등으로 상당 기간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광교신도시 아파트는 오는 2011년 말부터 단계적으로 입주가 실시된다.
2일 경기도 산하 경기도시공사와 수원시, 용인시 등에 따르면 광교신도시의 랜드마크 상업시설인 '에콘힐' 사업자 측은 최근 경기도시공사 측과 상업시설 조성을 미루는 것을 협의 중이다. 에콘힐은 원천저수지 북쪽 12만3000㎡ 부지에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해 백화점, 테마형복합상업시설, 문화시설, 주상복합아파트 등을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업자 측은 이 가운데 주상복합아파트 1399가구만 먼저 공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에콘힐 한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상업시설을 조성해 분양해 봐야 대거 미분양날 것이 뻔해 주거시설만 우선 분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 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서도 상업시설을 뺄 것을 요구하고 있어 상업시설을 빼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광교신도시의 업무시설 사업도 장기 표류하고 있다. 초대형 오피스빌딩을 지어 글로벌 기업 등의 본사를 유치하려는 '비즈니스파크'는 지난해 이후 지금까지 민간사업자를 세 차례나 공모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이 때문에 경기도시공사 측은 분할매각을 통해 해당 시설을 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에서는 분할매각도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더구나 수도권 남부지역 산업체 지원을 도맡게 될 컨벤션센터도 경기도시공사와 수원시 간 토지공급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조성이 늦어지고 있다.
광교신도시의 행정타운 조성사업은 아예 백지화 쪽으로 내몰리고 있다. 당초 경기도청사와 법원·검찰청 등이 입주할 예정이었지만 재정 부족 등으로 해당 기관들이 토지 매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기도청사는 지난해 11월 디자인 공모를 통해 설계안을 마련했지만 호화청사 논란으로 도의회에서 설계비를 포함한 예산 전액이 삭감되면서 1년이 다 되도록 사업 추진이 중단된 상태다. 더구나 김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이전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옮기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조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또 법원과 검찰청사도 해당 기관에서 땅값을 마련하지 못한 데다 내년 사업비에도 반영되지 않아 입주를 장담할 수 없다.
/[email protected]김관웅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