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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 정비 시급한 m-VoIP..통신망 접속료는 논의조차 안해

'공짜 휴대폰 통화' 시대를 열고 있는 무선 인터넷전화(m-VoIP)가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정부와 업계가 m-VoIP에 대한 제도를 시급히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30% 가량은 m-VoIP용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휴대폰도 공짜 통화를 즐기고 있는 추세인데도 관련 제도가 미흡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m-VoIP 요금과 통신망 이용 대가에 대한 협의가 늦어지면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지 못했던 과거 유선 인터넷전화(VoIP)의 시행착오를 재현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SK경영경제연구소의 '스마트폰 이용행태 분석'이라는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국내에 m-VoIP 애플리케이션이 활성화되지도 않은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한 달 평균 m-VoIP 통화시간은 147.9분을 기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 보고서는 "6월 말 SK텔레콤 가입자의 월 평균 음성통화시간(MOU)은 199분, KT 가입자의 MOU는 177분인데 스마트폰 사용자의 m-VoIP 사용 시간은 전체 가입자의 MOU와 큰 차이가 없다"며 "m-VoIP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지도 않고 스마트폰 사용자가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m-VoIP 사용량이 높은 것을 감안하면 m-VoIP는 크게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 서비스"라고 분석했다.

■제도 미루면 m-VoIP 활성화 지연

현재 방송통신위원회와 KT, SK텔레콤, LG U+등 통신 3사는 각사의 통신망 대가를 얼마씩 받을지 결정하는 접속료 협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논의 내용에 m-VoIP에 대한 논의는 빠져 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m-VoIP에 대한 접속료 논의가 필요한지 각 업체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아직은 접속료를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돌아왔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 m-VoIP에 대한 접속료 논의가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협상을 미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접속료 협상은 각 분야 통신서비스 요금이나 서비스의 형태를 결정하는 통신망 대가를 정하는 협상으로 통신사업자들의 가장 중요한 협상이다. 접속료 협상은 2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올해 협상이 끝나면 오는 2012년 말에나 다시 협상을 하게 된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산업을 연구하는 교수나 정책연구소 등 전문가들은 "2012년이면 m-VoIP가 이미 세계적으로 대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더이상 m-VoIP 관련 제도 논의를 미루면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1990년대 말 통신 전문가들은 유선 인터넷전화(VoIP)가 집전화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지만 국내에서는 VoIP 요금과 통신망 대가 결정을 미뤘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통신망 대가를 정하지 않아 통신망 연결 비용도 받을 수 없고, 사용자들은 요금도 내지 않는 VoIP를 활성화시키면 통신업체는 고사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 내부적으로 VoIP 활성화 전략을 만들자고 주장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국형 m-VoIP 제도 마련해야

해외 사례가 없어 국내에서도 m-VoIP 논의를 미룬다는 정부와 국내 통신업체들의 주장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국내 통신요금 구조가 해외 m-VoIP 사례를 벤치마킹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어서 한국형 m-VoIP 제도를 창의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이나 유럽 주요 국가에서는 이동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절반씩 요금을 내는 요금형태를 갖고 있다. 결국 통신사업자들이 모여서 통신망 대가를 정하지 않더라도 소비자들의 요금으로 통신망 투자의 대가를 받을 수 있고, 요금을 기반으로 통신망 대가도 결정하면 되는 구조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동전화를 거는 사람만 요금을 내는 발신자 요금부담제도다. 접속료에 대한 비율을 정해놓지 않으면 전화를 받는 사람이 가입한 이동통신 사업자는 요금도 한푼 받지 못하고 접속료도 못 받아 사살상 통신망을 공짜로 연결해 줘야 하는 게 한국의 특성이다.

■업계 갈팡질팡… 정부가 전문가 논의 주도해야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은 m-VoIP에 대해 속시원한 대책을 찾지 못해 애만 태우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무선인터넷 무제한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월 5만5000원 무선인터넷 정액요금만 내면 m-VoIP로 휴대폰 공짜통화를 얼마든지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허용해 뒀다. 그러나 KT나 LG U+는 아직 m-VoIP를 이용약관에서 불법서비스로 규정해 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 이동통신회사들도 내부적으로 m-VoIP를 허용해야 하는지, 활성화 전략을 만들어야 하는지 결정하지 못한 채 공방만 벌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업계가 혼란스러워할 때 정부가 전문가 그룹을 만들어 미래형 산업대책을 세워주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아쉬움을 설명했다.

/cafe9@fnnews.com이구순 권해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