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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타결] 與 “환영” 野 “굴욕 협상”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진통 끝에 사실상 타결됐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07년 한·미 FTA 체결 당시 가장 큰 성과로 강조해온 자동차 분야에서 대거 양보함으로써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타결 조급증에 사로잡혀 협상을 서둘렀고, 한·미 동맹의 대가로 FTA를 내줬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내 후속절차도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이 '굴욕적인 협상'이라며 비준 반대 방침을 밝히고 있어 상임위에서부터 여·야의 극한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동차' 주고 '돼지고기' 얻고

5일 외교통상부가 발표한 한·미 FTA 합의내용을 보면 크게 미국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기간 연장 등의 이익을, 한국은 돼지고기 관세철폐 기간 연장 등을 각각 챙긴 것으로 요약된다.

한·미 양국이 그동안 줄다리기를 벌여온 자동차 분야는 모든 승용차를 대상으로 관세를 양국 상호 4년 후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관세 2.5%를 발효 후 4년간 유지한 뒤 철폐하고, 한국은 발효일에 관세 8%를 4%로 인하하고 이를 4년간 유지하고 나서 철폐하게 된다. 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를 적용해 관세철폐 후 10년간 적용이 가능하고 최대 4년간 발동할 수 있게 됐다.

우리 측이 미국에 자동차 분야에서 양보하는 대신 얻은 것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철폐 기간을 연장하고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의무 이행을 3년 유예한 것과 미국 파견 근로자의 비자(L-1) 유효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손익대차대조표를 따져볼 때 협상에서 한국이 얻은 것보다 미국이 얻은 것이 상당히 많아 보이는 게 사실이다.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한국이 지난 2007년 체결한 협정문에 비해 양보한 것이 많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FTA 협정문 수정 불가'를 외쳐왔으나 이번에 입장을 선회해 FTA 협정문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에 무게를 실으며 합의, 앞으로 이 부문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거센 후폭풍··· 與野 정면 충돌

정부 여당은 한·미 FTA 조기발효가 미국 시장 선점을 통해 국내 경제에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며 '잘된 협상'이라고 규정, 내년 초 인준 절차를 밟는다는 수순인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연평도 사태로 촉발된 안보정국에서 자동차 분야에 일방적 양보를 강요당한 '굴욕적인 협상'이라며 인준 거부 방침을 명확히 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추가 협상 타결에 따른 국회 비준 동의와 관련, "올해 기회가 되면 국회 보고를 하고, 내년 초에 일정을 잡아 비준절차를 밟는 게 순서"라고 밝혔다. 정부의 공식 보고를 고리로 사실상 비준 동의안 인준 절차에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야권의 강도 높은 반작용을 우려해 비준안 처리 시한을 못 박지는 않고, 최대한 설득하면서 추가협상의 실익을 부각시킨다는 복안이다.

국익 손실로 비판의 대상이 된 자동차 부분의 양보에 대해 미국 내 현지 생산량 증가와 부품관세 철폐에 따른 국내 부품업체의 이익 증가 등을 내세워 미국 내 시장경쟁력 증대에 초점을 맞춰 여론전을 병행할 예정이다.

또 미국이 우회적으로 압박해온 쇠고기 문제를 원천봉쇄했다는 점도 소기의 성과로 보고 조속한 국회 비준을 촉구할 계획이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국익을 훼손한 '굴욕협상'이라고 규정, 한·미 FTA 추가협상의 원천무효와 재협상을 요구하면서 전면적인 인준 저지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4대강 사업중단 범국민대회'에서 한·미 FTA 재협상 결과에 대해 "국민을 속이고 연평도 사태의 안보정국을 틈타 우리나라의 이익을 팔아먹은 것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즉각 폐기할 것을 국민과 함께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당 FTA 특위, 최고위원회의, 긴급 의원총회 등을 잇따라 열어 '굴욕적 양보', '밀실·졸속 외교'라며 협상 폐기론과 함께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민주당 등 야권은 4대강 사업과 FTA를 연계, 대대적인 장외투쟁을 병행할 예정이다.

/ch21@fnnews.com 정인홍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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