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시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말하되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냐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 하니.” (마태복음 2장 1∼2절, 개역개정판성경)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한 베들레헴으로 동방박사들을 인도했다는 ‘베들레헴 별’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신이 보낸 ‘길잡이’인가, 혜성 같은 자연현상인가.
■‘합(合) 현상’ 잇따라 발생
예수 탄생의 정확한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대략 기원전(BC) 8∼2년 사이로 추정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간 내에 특이한 천문현상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한국천문연구원 김상철 박사는 24일 “당시 밤하늘을 시뮬레이션으로 계산해 보면 BC 7∼4년께에 지구 위 하늘에서 3번의 드문 현상이 있었다”며 “당시 최고의 천문학적 지식을 지닌 바빌로니아나 페르시아 학자들이 이 현상들을 관측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BC 7년에 목성과 토성이 겹쳐 보이는 합 현상이 무려 3회 발생했다.
BC 3년 8월 12일엔 목성과 금성의 합도 있었다. 이는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의 미미한 현상이었지만 당대 최고 천문학자들이라면 이를 파악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 하나의 사건은 흥미롭게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기록에서 발견된다. 삼국사기 기록에는 “혁거세왕 54년(BC 4년) 2월 이유일에 견우성 근처에 털이 많은 별 하나가 나타났다”고 적혀 있다. 중국 전한서에도 “건평 2년 2월에 혜성 하나가 염소자리 근처에서 나타나 70일 이상 보였다”고 기록돼 있다.
정확한 첫 발견시기는 알 수 없지만 이 기간 내에 일어난 ‘결정타’는 신성의 등장이다. 신성은 별이 수명을 다해 폭발하면서 엄청난 양의 빛을 내는 현상을 말한다.
김 박사는 “당시 점성술사들든 이 같은 신성과 1년여 동안 몇 번씩 보인 합 현상을 보고 ‘유대땅 쪽에서 변혁의 인물이 탄생한다’고 결론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안관측, 생각보다 정확해
하지만 망원경 발명 이전 육안으로만 관측한 결과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을까. 김 박사는 “대부분의 천체는 6등급 이상 밝기만 되면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다”며 “케플러 초신성에 대한 연구는 조선 선조시대에 육안으로 관측한 값도 포함해 계산한다”고 덧붙였다.
17세기 초 행성의 운동에 관한 법칙을 발견한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는 베들레헴의 별이 신성이나 초신성이라고 생각했다. 신성이란 희미하던 별이 갑자기 환히 빛났다가 곧 다시 희미해지는 별이며, 보통 신성의 1만배 이상의 빛을 내는 특별히 큰 신성을 초신성(슈퍼노바)이라 이른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행성 두 개가 근접해 하나처럼 보이는 합 현상이 ‘베들레헴의 별’의 정체라며 예수는 BC 6년에 태어났다고 주장했다.
/kueigo@fnnews.com김태호기자
■'합(合)'현상=행성 두 개가 근접해 하나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사진설명=삼국사기에 나온 ''혁거세왕 54년 2월 이유일'(BC 4년 5월 31일)에 관측된 특이한 별을 당시 서울 위치에서 바라본 밤하늘 시뮬레이션 그림. 가운데 노란색으로 표시한 별이 '베들레헴의 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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