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은 “0.5%는 전혀 예상 못했던 수준”이라며 “시행령에서 정할 실제 부과 요율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겠지만 상한이 이만큼 높다는 것만으로도 시장 전체를 얼어붙게 해 도입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세 ‘캡’ 0.5%…비상시엔 넘을 수 있다”
기획재정부는 거시건전성부담금 부과요율 상한을 0.5%로 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하고 개정안 조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부담금은 비예금성 외화부채 등의 평균잔액에 부과요율을 곱해 산출하며 평균잔액의 산출방식 및 부과요율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되 부과요율은 0.5%로 한다’고 돼 있다. 특히 개정안에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 외화자금의 급격한 유출입 등으로 국민경제의 거시건전성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해 6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0.5%를 초과하는 부과 요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지나친 부과율은 ‘오버킬’ 할 수도
정부의 은행세 부과 요율 상한선 방침이 전해지면서 은행권이 들썩이고 있다. 시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요율 부과가 결국 시장 불신과 불확실성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반응이다.
2일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자금의 변동성을 줄여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거시건전성 부과금 제도 도입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부과율은 자칫 시장 전체를 고사시켜 도입 효과를 반감시키는(오버킬·overkill)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은 윤곽이 드러난 부과요율이 시장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을 크게 벗어났다는 점”이라며 “시장의 불신과 불안감을 키워 자칫 정책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질까 걱정스럽다”고 강조했다.
실제 은행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언론에선 정부관계자의 입을 빌려 부과요율이 0.1% 선에서 결정될 것이란 소식을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제도도입 발표에서 단기외채에는 0.2%, 중기외채에는 0.1%, 5년 이상 장기외채에는 0.05%가량의 은행세율을 예시로 들면서 부과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번에 정부가 법상 요율 상한선을 0.5%로 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초과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권에서는 장기외채에 대한 은행세 부과부분에 대해서도 반발해왔다. 장기채권에까지 부과하는 것은 외채 만기를 장기화한다는 정책 목적에도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외채를 줄이려는 게 목적이라면서 굳이 장기외채에까지 부과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며 “장기 차입에까지 은행세를 부과하는 것은 단기외채를 줄일 유인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외화 유출 시 장단기 구별 없이 전체 외채 비율이 문제가 되는 만큼 장기채에 대한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dskang@fnnews.com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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