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2011년 ‘남북관계 시계’ 60여년 전으로

최진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반도에 2011년 새해가 밝았지만 정세는 60여년 전으로 되돌아간 형국이다. 북한은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간 대결상태 해소를 강조하고 대화와 협력을 추진해 남북관계를 복원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에 대한 사과와 북핵 문제에 대한 진척이 없이는 공허한 구호에 불과하다는 평가다. 이러한 상황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냉전시대가 도래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동시에 정권을 교체하는 2012년을 앞둔 데다 국제 역학구도상 한반도의 긴장국면이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올해 남북을 둘러싼 중대한 정세 변화가 예측되기도 한다.

■北, ‘3차 핵 실험’ 가능성

2일 대북 전문가 등에 따르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전면전 위기로 몰고 갔던 북한의 군사위협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전세계 유례없는 3대 세습을 공고화화기 위해선 지속적인 군부 단속과 주민 결집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소(국가정보원 산하)는 “북한이 서해 5도를 직접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3차 핵실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고, 외교안보연구원(외교통상부 산하)은 후계자 김정은의 정치 업적을 위한 ‘내부 정치용’으로 3차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앞두고 무력시위를 통해 ‘군사강국’의 면모를 대내외에 선전하는 한편 ‘핵 카드’로 북·미대화를 유도해 평화체제 전환을 주문하고 국제사회의 경제 원조를 요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계자 ‘김정은 체제’ 완성

올해는 북한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 체제’가 완성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28일 44년 만에 열린 북한의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임명되면서 등장한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비해 2∼3년 초단기 속성 과정으로 3대 세습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장으로 승진되거나 중앙군사위 제1 부위원장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및 다양한 상징 조작 작업을 본격 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속도전으로 무리하게 권력 승계가 이뤄지면서 곳곳에서 표출된 북한 권력 내부의 불만을 어떻게 해소시킬지가 관건이다. 또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도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6자회담 재개 ‘청신호’?

지난해 북한의 잇단 무력도발로 ‘무용론’까지 제기됐던 북핵 6자회담도 올해 안에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한국과 미국, 일본, 러시아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 방안에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고, 중국과는 각론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2011년 신년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간 대결상태 해소와 대화와 협력분위기 조성을 강조한 것은 남북 당국간 회담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문제는 6자회담 재개의 선결과제인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해법이 별로 없다는 데 있다. 북한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 대해 최소한의 유감 표명이라도 해야 남북 대화에 명분이 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따라서 오는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이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미·중이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는다면 우리 정부로서도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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