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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계빚 775조 중 60%가 주택대출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5 22:08

수정 2011.01.05 22:08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가계부채가 약 600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줄이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기간에 전체 가계부채의 76%가 늘어난 셈이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가계부채 잔액은 가계대출(730조3000억원)과 판매신용(45조원)을 합쳐 775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 가계부채 183조6000억원에 비해 591조7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11∼12월 가계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12년간 600조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이 기간 늘어난 가계부채가 전체의 76%를 차지하고 있어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가계부채 잔액은 1998년 183조6000억원에서 1999년 214조원, 2001년 341조6000억원, 2002년 439조원, 2005년 521조4000억원, 2007년 630조6000억원 등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 같은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경우 가계부채 잔액이 8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자영업자와 자선단체 등 민간 비영리단체의 부채까지 포함할 경우 지난해 3·4분기 기준으로 896조9000억원에 이른다. 사실상 지난해 90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망되며 연간 50조∼60조원 정도 증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에는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가계부채의 60% 정도를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고 있는데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가계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택담보대출 중 원금은 상환하지 않고 이자만 납입하고 있는 대출이 지난해 6월말 기준으로 84%에 달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가용소득으로 원리금을 상환하기 어려운 가계의 대출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가계의 경우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 부채상환을 위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주택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있고 이 과정에 가계부실이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올해 초부터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실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소득수준이 낮거나 대출규모가 큰 차입자의 경우 이자지급 부담이 커져 가계대출 부실이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임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가계대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꼽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새해부터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거치기간이 만료되는 가계대출에 대해 거치기간을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기존 대출분에 대해선 사실상 연장을 허용해 줌으로써 향후 효율적인 대안이 나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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