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뮤지컬톱)올해 뮤지컬 4년만의 빅뱅?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6 09:15

수정 2011.01.06 10:34

새해 뮤지컬 4년만의 빅뱅?…대작이 몰려온다+사진

천국의 눈물, 과속스캔들, 엄마를부탁해 등

실력파 제작사들 대형 창작물로 진검승부

엘리자벳·하이스쿨…해외 초연작도 봇물

새해 뮤지컬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4년만의 빅뱅’이라는 조심스런 분석도 있다. 최근 2∼3년 잔뜩 움츠렸던 대형 제작사들이 이제서야 ‘한발 앞으로’ 자세를 취하는 중이다. 경기침체, 시행착오, 대관난항 3대 난제를 나름의 기술로 풀 내공이 이제 쌓인 걸까. 여느해보다 대형 창작뮤지컬의 기싸움이 셀 것 같다. 해외 라이센스 작품은 인지도는 낮지만 작품성이 높은 알짜 뮤지컬에서부터 대형 신작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흥행 불패 뮤지컬의 무대 출연이 잦은 것도 올해 뮤지컬 트렌드.

■‘진검승부’ 창작뮤지컬

2007년 ‘대장금’, ‘댄싱섀도우’, ‘하루’ 등의 처참한 흥행 실패이후 대형 창작뮤지컬은 한동안 소강상태였다.
그간 ‘명성황후’ 제작사가 만든 ‘영웅’이 히트를 친 게 거의 유일한 성적이었다. 지난해 ‘서편제’, ‘피맛골 연가’, ‘왕세자 실종사건’ 등 전통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이 호평을 받긴 했지만 규모면에서 과감하진 못했다.

올해 창작 뮤지컬엔 국내 내로라하는 실력파 프로듀서, 제작사, 실무진들이 총출동한다. 대형 창작뮤지컬의 진검 승부가 펼쳐질 한해다.

첫 깃발은 설앤컴퍼니의 ‘천국의 눈물’(2월1일∼3월19일, 국립극장)이 든다. 조성모-신민아 주연의 뮤직비디오 ‘아시나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지만 실제 제작엔 프랭크 와일드혼(작곡)을 비롯, 브로드웨이 스텝들이 나선다. ‘천국의 눈물’이 막을 내리면 이지나 연출의 ‘광화문 연가(3월20일∼4월1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가 막을 올린다. ‘난 아직 모르잖아요’ ‘슬픈 노을’ 등 고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만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

신시컴퍼니의 ‘엄마를 부탁해’(5월5일∼6월19일, 충무아트홀)는 지난해 연극에 이어 이번엔 뮤지컬 버전이다. 김성녀, 차지연이 모녀로 나오고 김형석, 박칼린이 음악을 맡는다. 2008년 개봉해 전국 800만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 ‘과속스캔들’의 동명 뮤지컬(7월∼8월께, 충무아트홀)은 브로드웨이를 겨냥한 오디뮤지컬컴퍼니의 야심작이다. 오디측은 이 작품이 ‘드림걸즈’의 브로드웨이 진출행보를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뮤지컬해븐의 ‘파리의 연인들’(12월1일∼12월25일, 충무아트홀)은 달콤한 스토리가 어울리는 연말 무대를 장식한다.

■초연 해외작 봇물

해외 라이센스 대작은 하반기에 몰려있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개관과 맞물린 작품이 둘이다. 인터파크가 10월 서울 한남동에 개관하는 1600석 쇼파크의 개관작이 오스트라아 뮤지컬 ‘엘리자벳’(10월경)이다. 지난해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로 화려하게 부활한 EMK뮤지컬컴퍼니의 야심작. 합스부르크 제국의 몰락기 황후였던 엘리자벳의 이야기를 그렸다. 죽음에도 배역을 맡겨 독특한 전개방식을 취하고 있다.

TV 시리즈로 인기몰이후 세편의 영화로도 제작된 디즈니 뮤지컬 ‘하이스쿨 뮤지컬’(10월께)은 CJ엔터테인먼트가 10월 대학로에 문을 열 전용극장 CJ아트센터 개관작이다. 고교생 농구스타와 과학 영재소녀가 교내 뮤지컬 공연의 주연을 맡으면서 사랑의 열매를 맺는다는 하이틴 로맨스물.

‘오페라의 유령’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로맨틱 뮤지컬 ‘어스펙트 오브 러브’(12월, LG아트센터)도 기대되는 초연작이다. 17세 청년 알렉스가 몽페리에로 여행을 왔다가 여배우 로즈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여배우를 중심에 둔 에피소드들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오는 8월 LG아트센터의 ‘아가씨와 건달들’은 정식 라이센스 허가를 받은 첫 공연이라는 점에서 새롭다. 지금껏 무대에서 봤던 ‘아가씨와 건달들’은 사실 무허가 판본이었다. 지난해 토니상 여우주연상 등 3개부문을 휩쓴 ‘넥스트 투 노멀(일정 미정)’은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와 가족의 아픔을 무대로 옮긴다.

세계 초연작 ‘미션’(2월2일∼2월26일 세종문화회관)도 화제작중 하나다. 세계적인 영화음악가 엔니오 모리꼬네를 비롯, 이태리 스탭들이 국내 기획사의 지휘를 받으면 한국서 세계 첫 무대를 가진다는 점이 놀랍지만 지난해 개막 불과 1주일을 앞두고 공연을 취소했던 전력이 다소 걸린다.

■올해도 흥행을 쏜다

흥행 자신감이 충만한 작품들도 줄줄이 무대를 휘젓는다. 지난해 전국 방방곡곡 매진 사례를 기록한 ‘맘마미아’(9월3일∼12월3일)는 9월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개관작으로 화려한 서울 상륙을 시도한다. 장장 3개월동안 남경주, 최정원 콤비의 무대가 이어진다.

신인 등용문으로 불리는 청춘뮤지컬 ‘그리스’는 봄부터 여름까지 4개월동안 극장을 달군다.
4월 8일부터 6월12일까지 한전아트센터, 6월24일부터 8월15일까지 우리금융아트홀로 무대를 옮겨가며 관객과 만난다.

작품성, 흥행성 두루 겸비한 ‘맨오브라만차’(날짜 미정, 샤롯데씨어터), 넘버 ‘메모리’로 유명한 ‘캣츠’(9월말 샤롯데씨어터)’, 지난해 초연에서 기대이상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한 ‘몬테크리스토’(2월21일∼4월25일, 충무아트홀)와 ‘모차르트(5월24일∼7월3일, 성남아트센터)’도 대기중이다.


뮤지컬평론가 조용신씨는 “한동안 몸을 사린 제작사들이 2∼3년 기술 연마를 끝내고 무대로 돌아오는 양상”이라며 “4년전 뮤지컬 빅뱅 시기가 있었는데 다시 그 조짐이 보인다”고 분석했다./jins@fnnews.com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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