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정동기 ‘위태위태’.. 여권서도 회의론

최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07 17:04

수정 2011.01.07 17:04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의 부적절한 로펌 수익 등이 연일 문제가 되면서 여당 내에서도 부적격 기류가 감지되는 등 ‘낙마’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은 7일 정 후보자가 2007년 12월 대통령직 인수위 간사로 취임한 뒤 다음 해 1월부터 로펌에서 2배 이상 월급을 많이 받은 문제를 제기했다.

감사원장 청문특위 간사인 민주당 유선호 의원은 이날 청문회 대책회의에서 “정동기 후보자는 2007년 12월 2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무분과 간사에 취임했으며 당시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받은 월급은 4600만원이었으나 다음 해 1월 월급이 1억1000만원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것은 기본적으로 공직자의 자세를 버린 것과 같다”며 “이 하나만으로도 감사원장 자격 요건을 잃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의를 주재한 박지원 원내대표는 “인수위 간사도 공직인데 간사 월급을 받으면서 법무법인에서 급여를 또 받은 것이 맞느냐”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도 경북 구미시에서 가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는 BBK 사건을 맡아 대통령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사람이고 민정수석 위치에 있으면서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에까지 이르게 한 한 장본인”이라고 정면 공격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이날 공식 논평을 통해 “정 후보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와 청와대 민정수석을 하면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심복으로 군림해 왔다”며 “이런 자가 독립성이 생명인 감사원 수장에 내정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국가, 법치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감사원장이란 지위는 청와대는 물론이고, 때로는 대통령에게도 사정의 칼날을 겨눠야 하는 대단히 높은 독립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여권 내부에서도 소장파를 중심으로 정 후보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 의원들은 이날 제주도 워크숍에서 “정 후보자의 경력을 볼 때 감사원의 독립성·중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가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 후보자에 대한 입장은 국회 검증 절차를 지켜본 뒤 최종 정리키로 했다.

이날 여야 온건파 의원 회동에 참가한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이번 인사청문회가 여야 간 강경 대립을 해소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 의원은 “여당 내에서도 정 후보자 등 잘못된 인사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감사원장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이 같은 입장으로 가면 신뢰가 쌓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hchoi@fnnews.com최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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