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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 무는 ‘함바집 비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여환섭)가 수사 중인 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비리 사건의 끝은 어디일까. 특히 갈수록 베일을 벗으며 수사 대상이 확대되고 있는 이번 사건의 중심 유모씨(64·구속)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유씨는 ‘유 회장’이라고도 불리며 건설사 고위 간부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 로비를 벌였고 이를 통해 따낸 함바집 운영권을 넘기는 등 전형적인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유씨는 자신의 가족을 포함해 수십명의 2차 브로커를 동원, 문어발식 함바집 알선업을 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유씨가 전·현직 경찰 고위 관계자뿐 아니라 정치권 인사 및 전직 장관 등과도 접촉하며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함바집 비리 수사가 정·관계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일단 유씨는 함바집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경찰 고위 간부와 건설사 대표들에게 억대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함바집 운영권을 넘기는 대가로 유씨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대형 건설사 임원은 “건설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각 부처 인사들을 많이 알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유씨가 함바집 운영권을 따준다며 식당 운영자 수십명에게 로비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받아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 끝자를 바꾸며 4개 이름으로 활동했고 휴대전화도 13개를 사용하면서 전국을 무대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강희락 전 경찰청장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 등 경찰 고위직 인사와의 친분 관계를 앞세우기도 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함바집 비리 외에도 경찰 인사 청탁에 관여한 정황 및 정치권 로비 의혹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경찰 간부는 강 전 경찰청장뿐만 아니라 이 전 해양경찰경창과 김병철 울산지방경찰청장, 양성철 광주지방경찰청장 등 현직 간부들도 거론된다. 유씨의 활동 무대가 전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 청장은 “유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몇 차례 식사만 했을 뿐 사업 관련 청탁이나 금품수수 사실은 없다”고, 양 청장도 “유씨와 같은 고향으로, 3∼4년 전 한두번 만난 적은 있지만 금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

유씨가 이렇게 광범위한 인맥을 과시하며 부유한 사업가로 포장, 정·관계까지 폭넓게 로비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날 경우 ‘게이트’로 확대되며 큰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유씨의 ‘로비수첩’ 폭발력이 주목되는 이유다.

/fnchoisw@fnnews.com최순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