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수도권 주택시장의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비수기로 꼽히는 1월 초인데도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지난해 말과 같은 '전세 대란'이 재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세 물건이 품귀 현상을 보이는 것은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데다 전세계약이 만료된 세입자들이 이사를 가기보다는 전세금을 올려주고 재계약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난은 서울 전역에서 번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싼 전세를 구할 수 있었던 노원구 상계동 인근의 보람아파트 109㎡형 전세는 지난해 11월보다 3000만∼4000만원 올랐다. 그나마 강남에 비하면 상승폭이 작은 편이다. 지난해 전세난으로 몸살을 알았던 송파구의 한 아파트 전세가격은 4개월 만에 무려 1억원가량 올랐다. 서울의 전세 부족 현상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새해 첫 주인 7일 기준 전셋값 변동률은 서울이 0.06%,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11%, 0.09% 올랐고 특히 의왕은 새해 들어 한 주간 0.36%로 수도권 지역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자금 여유가 있는 집주인들이 전세금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돌려 내놓는 '반전세'가 많아진 것도 전세 물건의 품귀를 부추기고 있다. 이로 인해 강남권 아파트 중에는 전세 물건이 턱없이 부족한 반면 월세 물건은 잘 안나가 적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일부 집주인들의 과도한 전세금 인상도 최근 상승세의 한 요인이다.
전세 가격 상승을 막을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것도 문제다. 수요자들이 집을 사지 않고 전세를 선호하다 보니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수밖에 없다.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예년보다 감소할 전망이어서 '전세대란'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전세난이 계속될 경우 매매값도 덩달아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주택시장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정부 당국은 부동산 시장 경기 침체로 지지부진한 보금자리주택 건설을 강력 추진하고 건설회사들이 소형 주택을 많이 짓도록 독려함으로써 살인적인 전셋값 폭등을 억눌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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