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기 수습일기]진부해도 박수받을 만한...첫 기자 간담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0 09:11

수정 2011.01.10 09:10

공연을 보러간다. 문화부에서 교육을 받는 주다. 최 선배의 지시를 받아 오후 12시 30분 동국대 이해랑예술극장으로 향했다. 최 선배에게 받은 보도자료를 훑어보며 이동했다. 연극은 영화배우 김수로가 주연을 맡은 ‘이기동체육관’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이 복싱이라는 스포츠를 매개로 다소 남루해 보이는 현실 속에서 땀과 열정으로 꿈을 찾고 지켜내며 살아간다는 내용이라고 보도자료는 소개하고 있었다.

오후 1시 40분 이혜랑예술극장에 도착했다. 극장 안 로비는 이미 타매체 기자들로 가득했다. 처음 경험해보는 연극 기자간담회. 문화관련 기사를 맡고 있을 기자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알은체를 했다. 손님으로만 공연을 접하던 나에게 지금의 풍경은 생소했다. 안내 데스크에서 명함을 건네고 기자들을 위한 티켓을 받았다. 혼자 멀뚱이 서있는 것이 어색했지만 태연한척 노력했다.

1시 50분 입장이 시작됐다. 세 그룹으로 나눠진 객석 가운데 기자석 중앙이었다. 그 양쪽 두 그룹은 배우들의 지인들로 채워졌다. 중앙 좌석 주변은 사진기를 준비하고 카메라를 설치하는 기자들로 분주했다. 오늘 간담회의 총 진행을 맡은 듯한 여성이 연극에 대해 짧게 소개를 하고, 곧 공연이 시작됐다.

총 2시간여 이어진 연극은 솔직히 지루했다. 보통 연극 기자간담회 때 기자들이 어느정도 몰리는 지 모르기 때문에 오늘의 경우 설치된 카메라 그리고 준비된 좌석이 꽉 찬 것을 봐서, 이번 연극이 언론에 관심을 끌었던 것 같았다.

연극이 끝나고 배우들과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배우들은 간단히 자기소개를 하고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연극에 다소 실망했던 나는 어떤 질문들이 나올지 궁금했다. 하지만 질문 내용이 연극보다 배우에 초점이 맞춰졌다. 영화배우 김수로 그리고 가수 솔비가 연극무대에 서는 것이기에 화제가 됐던 것이다.

회사로 복귀하면서 오늘 연극에 대해 찬찬히 톺아봤다. 다소 진부한 주제 그리고 밋밋한 스토리 구조.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이란 없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연극은 복싱이라는 스포츠를 무대 위로 옮기면서 박진감과 역동성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배우들의 땀으로 진부한 이야기를 화려하게 포장했다. 문제는 비슷비슷한 것들을 가지고 어떻게 '가공'을 하는냐에 달린 게 아닐까라는 생각했다.

기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기사 아이템을 찾을 때 많이 듣는 소리가 예전 기사들을 참고 하라는 말이다.

기사 안에 기사가 있다는 얘기다. 기존에 다루진 주제나 소재를 어떤 시각으로 접근하고 어떤 방향으로 취재를 하느냐에 따라서 또다른 휼륭한 기사로 태어난다는 말이다.
<이기동체육관>, 언젠가 한번은 본 듯한 주제지만 연극에 스포츠를 접목한 시도는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 충분하다.

/relee@fnnews.com 이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