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측은 물가안정 차원에서 '한달 행사'를 기획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해 이른바 '10원 전쟁'으로 비화됐던 대형 마트 간 가격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대형 마트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 6일 신문광고를 통해 생선, 과일, 생활용품 등 11개 상품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 10∼30%대의 할인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달 행사 상품에는 제주산 은갈치, 삼겹살, 현미, 바나나, 송이버섯 등 신선식품과 화장지, 식용유, 햇반, 세제, 샴푸 등 생활용품까지 다양하다.
롯데마트는 지금까지 1주일짜리 단기 전단행사를 진행하며 매주 할인상품을 바꿨기 때문에 이번처럼 특정상품을 지정해 한달 행사를 홍보한 건 처음이다.
롯데마트의 한달 행사는 지난해 1월부터 이마트가 추진한 신가격정책과 비슷해 직접 비교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마트의 신가격정책은 '365일 좋은 상품을 항상 싸게 판다'며 정책상품을 정해 최소 한달 이상 할인가를 유지하는 것.
지난해만 3700여 상품이 진행됐으며 올해도 첫 정책상품으로 한우, 화장지, 노트북 등 22개를 정해 5∼40% 할인판매하고 있다.
특히 삼겹살은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정책상품에 포함시켜 현재 100g당 1380원에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도 삼겹살을 이마트 동일가에 한달 동안 판매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이마트가 상시할인에 나서자 '10원 더 싸게 팔겠다'며 수동적인 가격 대응에 나섰던 것과 다른 분위기다.
대형 마트 한 관계자는 "롯데마트가 단순한 가격경쟁에서 한발 나아가 물량 경쟁이 불가피한 장기행사라는 동일한 조건에서 싸워보겠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마트 측은 이마트를 겨냥했다는 시각에는 일단 동의하지 않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이번 한달 할인행사는 최근 물가불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려는 취지일 뿐 이마트의 상시할인정책과는 무관하다"며 "한달 행사를 또 기획할지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한달 행사가 상시할인정책을 따라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과연 롯데마트 측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 결품 없이 무사히 한달 행사를 이어갈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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