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기 수습일기]파닥파닥, 당신도 낚인 적 있나요?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1 09:00

수정 2011.01.11 09:00

누구나 한 번 쯤 인터넷 뉴스의 그럴 듯한 제목에 끌려 클릭을 했다가 낚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럴 때면 기자를 욕하기 일쑤였다. 기자가 조회수에 집착한 나머지 독자들을 기만했다며 말이다. 그러나 재밌는 사실은 기자가 된 후에는 왜 언론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지 조금씩 이해하게 됐다는 것이다. 언론매체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독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제목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좋은 기사를 쓰더라도 독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언론은 생존할 수 없기에 불가피하게 택하는 생존방식인 것이다.

오늘 인터넷부 교육에서 인터넷 기사용 제목 달기에 대해 배웠다. 지면용 기사 제목과 인터넷용은 다르다는 것이 중심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인터넷 기사 제목은 어떤 특징이 있을까. 결국 하나로 요약하자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라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자극적인 주제나 자신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제목에 관심을 보이는데 그에 맞춰서 제목을 뽑아야 했다. 실제로 오늘 자 우리 신문을 펼쳐놓고 지면용 기사 제목을 인터넷용으로 바꾸는 실습을 했다. 그런데 먼저 달아놓은 기사 제목을 다르게 바꾼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게다가 독자들의 흥미를 끌 만큼 바꾼다는 작업은 더욱 어려웠다. 특히 최근 트렌드를 잘 알아야 ‘센스’있게 잘 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에도 대중문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했다. 요새 수습기간 동안 바빠서 제대로 TV나 영화를 못 보다 보니 센스 있는 제목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흥미 있는 제목을 위주로 생각을 하다보니 제목이 내용을 대표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 그야말로 낚시성 제목을 나도 모르게 쓰고 있던 것이다. 그러나 제목의 본질을 생각해본다면 제목은 항상 전체 내용을 한 문장에 집약할 수 있는 ‘대표성’을 지녀야 하는 것은 분명했다. 제목과 어울리지 않는 생뚱맞은 기사를 읽고 난 후의 내 반응을 생각해보니 항상 어떤 매체의 어떤 기자인지 바이라인을 확인하고는 했던 것이 떠올랐다. 결국 그런 제목들은 단기적으로는 독자의 클릭을 얻을 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독자와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어리석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 뻔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넘치는 인터넷 기사 속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사가 되려면 말이다. 생각해보니 낚시성 기사들의 특징은 모두 다 똑같은 내용을 쓰는 경우, 즉 컨텐츠 경쟁에서 밀릴 때 과열되고는 했다. 똑같은 내용이기에 포장에 집착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론은 하나다.

나는 제목이 아닌 콘텐츠로 경쟁을 해야 한다. 내가 특종이나 단독기사를 쓸 수 있다면 자극적인 제목이 아니더라도 차별화된 콘텐츠로 독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을 파닥파닥 낚는 기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취재하고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aber@fnnews.com 박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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