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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업종별 분석] (9) 조선,해양플랜트 수주로 ‘주종목’ 바꾼후 부활

'홈런타자의 교타자 변신.'

지난해 조선업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과거 큰 수익원이었던 상선 분야의 발주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공'을 해양플랜트로 바꿨다.

이전처럼 '대박'을 기대할 순 없었지만 해양플랜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수익성을 높여나갔고 이는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상반기 슬럼프에 빠진 홈런타자처럼 연거푸 '삼진'을 당하던 조선업 주가는 하반기 연일 '안타 행진'을 벌이며 '코스피2000시대' 재개막의 주요 공신이 됐다.

조선주의 상승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뒤 장기 침체에 빠졌던 수주 시장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현재 주가가 매우 높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주가가 실적 이상으로 뛴 만큼 향후 추가 상승에 대한 부담이 두고두고 조선주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다.

■뱃고동 소리 들려온다

올해 조선주의 가장 큰 호재는 유가 급등이다. 유가 상승 추세는 심해 유전 개발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쉘, 쉐브론, 엑손모빌, BP 등 주요 석유 메이저들은 올해 자원개발 예산을 지난해에 비해 최대 36%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조선업을 살린 해양플랜트가 올해 더욱 큰 활약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동부증권 김홍균 연구원은 "현재 배럴당 90달러에 이르고 있는 국제유가가 경기 회복세와 맞물려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는 해양 유전개발을 위한 시추선과 생산설비 발주 증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영증권 엄경아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선주들이 올해 상반기 내 발주하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선박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4월까지 올해 발주 목표치의 40%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안 뜸했던 조선 발주 소식도 전해질 전망이다.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사가 40억달러 규모의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는 것을 필두로 시스팬, 한진해운, CSAV 등도 발주가 기대된다. 브라스 LNG가 30억달러 규모의 발주를 준비하는 등 LNG선의 발주도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투자증권 허성덕 연구원은 "올해 상선부문의 국내 조선사 수주 예상금액이 310억달러, 해양부문은 200억달러 정도로 금융위기 이전의 호황기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승자의 독식' 전개될듯

긍정적인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조선주를 짓누르는 불안요소도 존재한다.

우선 업황이 그렇다. 국제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 규모는 66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5% 늘어난다. 전체 발주 시장이 크게 개선되진 못한다는 뜻이다.

현재 주가 수준이 기대 이상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실제로 조선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말 23만원대에서 이날 49만500원로 올랐다. 반 년 사이 2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이런 점들이 별다른 악재로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쟁력이 놀라울 정도로 강화됐다는 이유에서다.

미래에셋증권 이석제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현대차, 기아차의 주가가 2∼3배 오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들 기업이 승자로 부각됐기 때문"이라면서 "구조조정에서 살아남은데다 품질과 연비까지 우수한 국내 조선업체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재원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 모두가 주가수익비율(PER)이 8∼10배 수준인 만큼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 측면에서 부담을 느끼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star@fnnews.com김한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