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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매수심리 위축 전세시장 안정에는 되레 毒”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13 17:37

수정 2011.01.13 17:37

한국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13일 단행한 기준금리 인상은 전세시장 안정에는 되레 ‘독’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금리가 오르면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전세난 가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한쪽에선 시장을 안정시키려는 대책을 발표하고 한쪽에서 전세난을 되레 조장하는 ‘엇박자’ 정책으로 정부가 스스로 시장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상 전세시장 안정에 ‘독’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정부가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그나마 ‘약효’가 의문시되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의 효과를 반감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전세난이 주택을 구입할 여력이 있는 중산층 수요를 다시 전세로 눌러앉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인 만큼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구매여력이 있는 세입자들을 매매로 전환시키는 것이 최근의 전세난을 안정시키는 가장 근본적인 방안”이라면서 “새해 첫 달부터 금리가 인상되고 앞으로도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경우 전세시장에 이들이 머무르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매매시장에서 금리인상은 구매력과 주택담보대출 이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신한은행 이남수 부동산전략팀장은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 오히려 금리인상으로 불안을 조장했다”면서 “정부 당국 간에 엇박자를 낸 셈”이라고 지적했다. ■인상시점 빨라 심리적 영향 클듯

새해 첫 달부터 금리인상이 단행됨에 따라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심어주면서 주택매매 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신한은행 이 팀장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2개월 만에 금리를 또 인상한 것은 주택매수 대기자들에게 불안심리를 줘 주택매수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실수요로 주택매수를 고민했던 수요자들도 다시 관망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16일 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었다.

이 팀장은 “앞으로 물가가 오르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정부의 액션”이라면서 “서민의 피해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기준금리를 5.0%에서 2.0%로 3.0%포인트 내리는 데 3개월이 걸렸다.
반대로 금리가 순식간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소폭 인상이라고는 하지만 연초부터 금리를 올리면 연간 적어도 서너 차례 이상 금리가 오른다고 사람들을 예상할 것”이라면서 “물가상승과 대출금리 인상이 겹치면 서민들이 체감적으로 느끼는 경기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오는 3월로 예정된 총부채상환비율 규제 한시적 폐지 연장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mjkim@fnnews.com김명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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