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관칼럼] 국가적 역량 모아 구제역 끝내자/정승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

2010년에는 구제역이 세 차례나 발생했다. 1월에는 경기 포천에서, 4월에는 인천 강화에서 그리고 11월 28일에는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데 이어 올해 1월 현재까지 경북·경기·강원·충남북 등 전남북과 경남,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미 매몰 대상 가축이 전국 소·돼지의 10분의 1에 가까운 160만마리에 달하는 등 우리 축산업에 큰 위기가 되고 있다. 구제역은 감염된 소·돼지 등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으며 사람·차량 등에 의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전염병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빠르고 사람 의복이나 신발, 차량 바퀴 등에 묻어 14주까지 생존이 가능하다. 결국 바이러스와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방역에서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정부는 구제역을 국가 위기상황으로 인식하고 지난해 12월 29일 국가위기경보 최상위 단계인 ‘심각단계’를 발령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등 범정부적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발생지역에 대해 매몰처분과 예방접종을 병행하고 있으며 지난 12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대책회의에서는 전국으로 예방접종을 확대해 최대한 피해를 줄이고 하루라도 빨리 구제역을 종식시키기로 결정했다. 국회도 지난 13일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의결해 가축전염병이 발생한 국가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신고와 소독 의무를 부여하고 벌칙 규정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축산농가와 국민 그리고 정부가 힘을 모아 구제역을 조기에 종식시켜 국가적인 위기상황을 빨리 극복해야 할 때다.

먼저, 국민 여러분께 평시에는 물론 설 명절을 앞두고 귀성 인파의 대이동과 맞물려 구제역 바이러스가 전파되지 않도록 협조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명절을 맞아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은 분들로 인해 구제역이 확산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축산농가 방문을 가급적 삼가고 특히 구제역 발생지역을 방문할 때는 차량 및 개인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둘째, 구제역을 비롯한 모든 가축질병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축산농가 스스로가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책임의식을 가지는 것이다. 예방접종을 했다고 해서 구제역이 종식된 것이 아니다. 예방접종 후에도 약 14일 후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침입하게 되면 구제역에 감염될 수 있다. 긴장을 늦추지 말고 계속해서 농가 단위로 소독을 철저히 해 주기를 당부한다.

셋째, 축산농가는 가축전염병 발생 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이들 국가를 여행한 후 입국할 때 반드시 신고해 소독 절차를 밟아야 하며 5일 이내에는 축사에 출입해서는 안 된다. 이번 구제역은 최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발생한 구제역과 같은 ‘O형’으로, 구제역 발생국을 여행한 축산농가나 외국인 고용인에 의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 구제역 발생지역을 여행할 때에는 축산농가와 육류시장 방문 등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구제역은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구제역은 인체에 무해하며 또한 구제역 백신은 죽은 바이러스로 만든 사독(死毒) 백신이어서 백신을 맞은 소나 돼지의 고기·우유 등도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도축 전에 구제역 검사를 해 감염되지 않은 고기만 시중에 유통되므로 전혀 문제가 없다. 안심하고 우유와 고기를 소비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매몰처분되는 소·돼지를 볼 때 마음이 아프지만 그것이 구제역 조기 종식을 위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구제역 종식은 단순히 축산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모두가 대응해야 할 국가적 과제다. 구제역 방역을 위한 조치들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국가적 총역량을 모을 수 있도록 협조와 성원이 필요한 때다. 모든 국민이 동참하지 않으면 구제역 극복이라는 큰 산을 넘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