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입어본 브랜드 또 찾는’ 남성 잡아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1.24 16:49

수정 2014.11.07 05:49

‘충성도 높은 남성 고객 잡아라.’

올해 국내 패션 업체들의 주요 전략이다. 이들이 굳이 ‘남성’을 지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유행과 계절에 따라 철새처럼 이동하는 여성 고객에 비해 남성 고객은 자신에게 익숙한 브랜드만 찾기 때문이다.

현실이 이렇다 보니 남성복 업체들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는 데 보수적이다.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해 다시 내놓는 방식을 취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기존 브랜드 ‘캐주얼 고급화’ 바람

업계가 전망하는 올해 남성복 트렌드는 ‘캐주얼의 고급화’다. 캐주얼과 정장의 벽을 허물고 혼용이 가능한 아이템이 대거 출시된다는 뜻이다.

제일모직의 빨 질레리는 올해 다양한 체크 패턴의 재킷을 주력 아이템으로 밀고 있다. 빨 질레리 최성원 디자인 실장은 “깅엄, 타탄 등 다양한 체크 무늬의 재킷은 코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정장의 중후한 느낌, 혹은 캐주얼의 경쾌한 느낌을 낼 수 있다”면서 “클래식한 재킷에 셔츠, 타이, 포켓스퀘어 등 액세서리를 사용해 포인트를 주는 착장법을 권한다”고 추천했다.

LG패션 역시 기존 브랜드인 타운젠트를 대폭 리뉴얼한다. 늘씬한 느낌을 강조한 슬림 라인을 선보이고 캐주얼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LG패션 관계자는 “올해 130개 점포에서 850억원의 매출을 내고 2013년에는 2000억원대 메가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면서 “올해 모델로 야구선수 박찬호를 기용한 것도 남성 고객을 끌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류 브랜드 신원은 중저가 브랜드인 지이크 파렌하이트의 고급 라인 ‘파렌하이트 옴므’를 하반기에 론칭한다. 신원 측은 “파렌하이트 옴므는 백화점을 통해 고가로 유통될 예정”이라면서 “예전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남성 고객을 끄는 시대가 지났기 때문에 남성복 시장의 고급화는 갈수록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멋부리는 남자, 잡화시장도 커진다.

남성용 잡화, 액세서리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2008년부터 비즈니스 캐주얼이 인기를 얻으면서 액세서리 시장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면서 “해마다 가방이나 구두, 포켓스퀘어 등 액세서리 매출이 20%가량 증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니나리치의 정수강 디자인실장 역시 “비즈니스 캐주얼은 각종 액세서리가 함께 코디해야 빛을 발하는 만큼 남성용 액세서리 구색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화려한 프린트의 스카프와 머플러, 다양한 디자인의 포켓스퀘어 등의 액세서리는 물론 과감한 색상의 양말 등도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원의 남성복 지이크와 지이크 파렌하이트, 파렌하이트 옴므 역시 잡화 구색을 지난해보다 50% 늘릴 계획이다.
브랜드 내에서 잡화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현재는 10% 미만이지만 이를 연내 3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