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지 광고인지.. 낯뜨거운 간접광고
지난해 1월 방송법 개정으로 전면 허용된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간접광고(PPL) 폐해가 심각한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간접광고 관련 심의 지적건수가 허용 전에 비해 3배이상 늘어났으며, 아예 특정 상품이 ‘주연급’이라 불릴만큼 노출이 과도한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과도한 간접광고는 극 흐름 저해는 물론 방송 몰입도를 떨어뜨리지만 제한 규정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 종합편성채널(종편), 보도전문채널의 개국까지 감안하면 간접광고 시장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커지고 그 폐해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돼 정부차원의 규제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24일 방송통신심의원회에 따르면 간접광고 허용 전인 2009년 4·4분기 7건에 불과했던 간접광고 관련 심의지적 건수가 허용 후인 2010년 4·4분기에는 22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간접광고 허용 전에는 심의 항목이 ‘간접광고’였으며, 허용된 이후에는 ‘광고효과의 제한’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지난 8일 방송된 ‘욕망의 불꽃’에서는 극의 흐름과는 관련이 없는 곳에서 한 주연급 배우가 S전자의 태블릿PC를 2분 넘게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태블릿PC가 주연배우 됐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 제품노출이냐,기능을 소개하느냐,주연급 배우가 쓰느냐, 조연급 배우가 쓰느냐에 따라 PPL 단가는 크게 달라진다”며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의 경우 최소 수억원이 협찬비로 사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PPL은 이외에도 많다. 방송통신심의위는 지난해 10월 방영된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거의 매회에 걸쳐 협찬주의 차량을 실물, 대사, 카탈로그를 통해 의도적·반복적으로 노출한 것에 대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의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간접광고 제한 규정은 사실상 거의 없는 실정이다. 방송법은 상표, 로고 등 노출시간은 방송프로그램 시간의 5%를 넘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지만 이마저도 ‘제작상 불가피한 자연스러운 노출은 규제하지 않는다’고 돼 있다. 또 방송법은 제품을 알 수 있는 표시의 크기가 화면의 4분의 1을 넘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역시 무용지물이다. 드라마 소품이나 협찬품이 화면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경우가 드문데다, 이동멀티미디어 방송의 경우엔 화면의 3분의 1로 제한 규정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심의위 관계자는 “욕망의 불꽃에 나온 태블릿PC등 과도한 PPL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다만 일정 부분 합법화 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문제가 드러날 경우에만 경고, 주의 등의 조치를 취한다”고 말했다.
올해 간접광고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방송법은 지난해 1월 개정됐지만 세부 시행령이 준비되고, 본격적인 간접광고 시장이 열린 시점은 지난해 5월 말께부터다. 반면 올해는 1년 동안 간접광고 시장이 열리고 방송사와 계열 지역방송사, 독립제작사간의 수익배분율도 어느정도 합의됐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간접광고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수익배분문제 등 간접광고 제도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서고 종편과 보도전문채널 개국도 예정돼 있어 간접광고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두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홍석희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