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지시 수시로 받는 미등기 상무는 근로자"..법원>

손호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상무 직함을 가졌더라도 주주총회에서 선임되지 않은데다 대표이사에게 수시로 업무지시를 받았다면 근로자에 해당돼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는 법원판단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2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M생명보험회사에서 상무 직함을 갖고 일하다 해고된 김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등 청구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의 이사나 감사 등 임원이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해 업무집행권을 갖는 사용자나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보수를 받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M사의 임원인사규정은 등기임원의 선임이나 보수를 주주총회에서 결정하게 돼 있다”며 “김씨는 주주총회 결의 없이 대표이사에 의해 선임된 미등기 임원으로, 일부 사안에 전결권이 있지만 수시로 대표이사에게 업무지시를 받고 보고한 점 등을 고려하면 비록 상무 직함을 가졌더라도 근로자로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성과 부진을 이유로 출근정지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가 지방노동위원회와 법원 판단에 따라 2개월로 감경받았고 같은 사유로 강등되기까지 하는 등 해임에 이른 과정을 종합할 때 해고할 만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M사는 김씨에게 해임 기간 받지 못한 임금 등 1억3300여만원을 지급하고 그를 복직시킬 때까지 매달 1400여만원을 주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지난 2003년 말 M사에 입사해 방카슈랑스 등을 담당하는 상무로 일하다 2009년 5월 ‘임원의 지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사규정에 따른 임원 직무를 수행하고 있지 않으며 배정할 업무가 없어 임원 자격을 유지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 의결을 거쳐 해임됐다.

그는 자신이 상무라는 직함을 갖고 있었지만 사실상 근로자였음을 전제로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email protected]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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