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사례로 본 불공정 거래 유형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시세조종, 미공개정보 이용, 지분보고 의무 위반.'

지난해 가장 많이 선보인 불공정거래 방식이다. 이들 3가지 사례는 지난해 무려 289건이나 적발되면서 전체 적발 건수(338건)의 85.50%를 차지했다.

2009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3가지 방식을 기초로 한 불공정거래가 278건 쏟아지면서 전체(333건)의 83.48%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불공정거래가 이 3가지 틀 안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10년도 심리처리결과 및 주요 불공정거래 사례'를 발표했다.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자주 등장했던 불공정거래를 사례별로 살펴본다.

①A씨 일당은 '작전'을 걸기 쉽도록 유통주식 수가 적은 종목을 찾아냈다. 이들은 1∼2개월에 걸쳐 이 종목을 순차적으로 집중 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자 일반 투자자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A씨 일당은 일반 추격매수세가 본격화한 시점에 보유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②일반투자자 B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다 유명 애널리스트인 K씨가 특정 종목을 강력 추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곧 수주가 예정돼 있어 모멘텀(상승동력)이 충분하다는 내용이었다. 평소 K씨의 분석을 주목하던 B씨는 이 종목에 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허위 사실이었다. 작전 세력이 이 주식을 먼저 사들인 뒤 K씨의 명의를 도용해 허위로 기사가 나가게 한 것이다. B씨는 투자 금액의 대다수를 날렸고 이는 작전 세력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③C씨는 자신의 회사가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될 것이라는 정보를 들었다. 이 정보가 공개되기 직전의 일이었다. C씨는 바로 갖고 있던 자사주를 매도했고 손실을 피할 수 있었다. D씨도 한 회사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간다는 사실을 들은 뒤 보유 주식을 팔아 손실을 피했다.

④L씨 일당은 한 회사를 상대로 소액주주운동을 벌였다. 주주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자는 취지에서였다. 이를 위해 경영참여, 회계장부열람, 유상감자 등을 요구했다. 결국 그 회사는 고액의 유상감자를 결정했고 주가는 급등했다. 그러자 L씨 일당은 보유주식을 모두 팔아치웠다. 애초부터 이들의 목적은 주주가치 향상이 아닌 차익 실현에 있었던 것이다.

⑤E씨는 자신이 보유한 종목 중 호재가 있는 종목에 대량의 허수성 호가를 제시했다. E씨의 호가로 이 종목은 상한가로 치솟았다. E씨는 2∼3일이 지나자 보유주식을 매도하면서 부당이득을 취했다. E씨는 다른 종목에는 가장매매를 했다. 가장매매란 같은 종목의 매도와 매수 주문을 혼자서 내는 기법으로 주식의 매매가 활발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다. 가장매매 후 5일 만에 E씨는 역시 보유 종목을 팔아치웠다.

거래소 황의천 기획심리팀장은 "인터넷 정보 매체를 통해 허위성 정보가 난무하거나 재무·수익 구조 악화 등 악재성 정보가 많이 나온다면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도 있다"면서 "이런 정보에 휩쓸리기보다는 재무상태 및 공시사항, 뉴스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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