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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금난새,신라호텔과 손잡은 사연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01 16:43

수정 2011.02.01 16:43

주말 여행객이 빠져나간 월요일 아침. 한적한 호텔 로비에 갑자기 음악이 흘렀다. 깜짝 연주회의 주인공은 유라시안 필하모닉 단원들. 유명 지휘자 금난새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였다.

드문드문 오가던 사람들은 발길을 멈춰섰다. 그중에는 제주 신라호텔의 총지배인도 있었다.

“저녁 연주를 앞두고 로비에서 연습을 한 건데 그게 관심을 끈 거죠. 그 후 제주 신라호텔에서 ‘겨울 비수기 때 손님을 끌 방안이 없겠냐’며 의견을 구해왔습니다.



올해 7돌을 맞는 ‘제주 뮤직 아일 페스티벌(18∼26일)’은 이렇게 시작됐다. 금 지휘자는 제주 신라호텔 측에 소규모의 음악회를 제안했고 호텔은 이를 받아들였다. 약 1주일간 진행되는 음악회에 매일 다른 후원기업을 매칭하자고 제안한 것도 금 지휘자였다.

행사는 조용하게 시작됐다. 저녁 6시엔 후원기업을 상대로 한 40명 규모로, 밤 9시에는 호텔 고객과 제주도민을 초청해 150명 규모로 음악회를 열었다. 별다른 광고나 홍보도 없었지만 입소문은 무서웠다.

지난 2005년부터 음악회를 패키지에 넣어 판매한 제주 신라호텔은 “페스티벌 수일 전부터 관광객들의 문의가 급증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음악회는 2009년 국내 최초로 ‘유럽페스티벌협회’에 정회원으로 등록되면서 세계적인 축제로도 발돋움했다. 이 같은 결실에 서귀포시 역시 ‘올해부터 후원하겠다’고 나섰다 .

현재 ‘제주 뮤직 아일 페스티벌’에는 홈플러스, 포스코, 풍산, 폭스바겐코리아, 삼양사, 이건산업 등이 협찬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 덕분에 올해는 국내 클래식 애호가에게 인기가 많은 클라리네티스트 마이콜 콜린스, 트리오 방데레, 카토나 트윈즈 등이 연주자로 참가한다.

금 지휘자는 ‘예술가가 호텔 상품에 이름을 올리는 것’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표했다. 예술가도 경제적인 능력을 갖춰야 살아남는 만큼 기업과 손잡는 것을 꺼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저는 수십명의 단원을 책임지는 최고경영자(CEO)입니다. 1998년 유라시안 필하모닉을 창단한 후 단 1원의 지원금도 받지 않고 매년 100건이 넘는 연주를 합니다. 기업가 정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요. 이젠 음악가들도 정부 지원금을 받아 연주를 하겠다는 안일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뮤직 아일 페스티벌’을 기획한 그에겐 원래 다른 목표가 있었다. 독주나 대형 오케스트라만 대접받는 국내 음악계의 현실을 바꿔보고 싶었던 것이다.
체임버 오케스트라, 즉 10인 이하의 소규모 오케스트라를 활성화하기 위해 ‘제주 뮤직 아일 페스티벌’을 고안해냈고 이것이 호텔 측의 마케팅 욕구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누군가와 협력해야 한다면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원하는 것을 먼저 줘야 내가 원하는 걸 받을 수 있지요. 호텔은 더 많은 손님을 원했고 전 더 많은 청중을 원했습니다. 손님과 청중을 일치시키는 작업이 성공했기에 성공한 축제가 된 것이지요.”

/wild@fnnews.com박하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