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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인공위성 첫 교통사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2.06 16:12

수정 2011.02.06 16:12

지난 2009년 2월 10일 러시아 시베리아 상공 790㎞에서 인공위성 교통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미국의 이리듐 33호와 러시아의 코스모스 2251호가 같은 궤도에서 만난 것이죠. 12년간 아무 문제없이 각자의 궤도를 돌던 위성끼리 일어난 최초의 인공위성 충돌 사고 이후 사람들은 우주 공간의 위험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고가 일어나고 7개월이 지난 9월 25일 우리나라의 위성도 아찔한 순간을 맞았습니다. 상공 650㎞에 떠 있던 과학기술위성 1호 옆을 러시아의 군사위성이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당시 두 위성 사이의 거리는 431m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시속 100㎞로 달리는 자동차 2대가 10㎝를 남겨두고 스칠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었죠.

사실 끝도 없이 넓은 우주와 비교하면 인공위성은 먼지보다 작습니다. 공간적으로만 볼 때, 아무리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 해도 부딪힐 확률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인공위성 궤도는 몇 가지로 정해져 있어 충돌 위험이 있답니다.

우리가 인공위성 궤도로 많이 사용하는 곳은 상공 3만6000㎞의 정지궤도와 상공 600∼2000㎞ 사이에 있는 저궤도입니다. 정지궤도에 올린 위성은 지구 자전 속도와 같이 지구를 돌게 되므로 지구 면적의 40% 정도를 볼 수 있고, 지구에 있는 중계소와 항상 통신할 수 있죠. 덕분에 방송, 통신, 기상관측 등에 다양하게 사용된답니다.

하지만 정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위성의 숫자는 180개로 정해져 있습니다. 다른 위성과 충돌하지 않으면서 통신 간섭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구 적도 상공(위도 0도)으로 정해진 구역에서 부딪히지 않고, 전파도 섞이지 않으려면 위성이 2도 간격으로 놓여야 합니다. 360도를 2도씩 나눠 구역을 정하면 180개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정지궤도를 돌고 있는 위성은 이미 340여개나 됩니다. 이 궤도가 여러모로 유용하다보니 여러 나라가 더 많은 인공위성을 올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붐비는 정지궤도에서 사고가 나지 않기 위한 교통정리를 맡아서 하고 있는 곳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입니다. ITU는 정지궤도위성을 올리려는 여러 나라의 신청서를 받습니다. 그리고 위성의 위치를 확인한 후에는 주변의 다른 나라와 합의하는 조건으로 정지궤도위성을 등록해 줍니다. 덕분에 정지궤도에 있는 위성들은 다른 위성과 부딪히지 않고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저궤도위성은 정지궤도위성보다 지구에 훨씬 가깝습니다. 지구를 자세히 볼 수 있으니 자원탐사나 해양관측, 사진촬영 같은 데 유리한 셈이죠. 위성 하나로 지구 전체를 관찰할 수 있고, 특히 태양동기궤도를 이용하면 늘 일정한 빛을 받으면서 같은 장소를 살필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저궤도위성의 임무는 보통 상공 500∼1500㎞사이에서 이뤄집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아리랑 2호는 상공 685㎞에 있는 궤도를 돌고 있는데요. 이 궤도는 한반도를 2∼3일에 한 번 정도 촬영하면서 늘 일정한 태양빛을 받기 위해 설계된 것입니다. 한반도를 효과적으로 촬영하기 위해 아리랑 2호에 알맞은 태양동기궤도를 만든 것이죠.

이 경우엔 정지궤도와 달리 다양한 궤도를 만들 수 있죠. 덕분에 위성의 숫자도 미리 정해지지 않아 ITU 같은 기관에 허락받지 않아도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답니다.

하지만 많은 나라가 저궤도에 위성을 올리다보니 저궤도를 이용하는 인공위성의 숫자가 계속 늘어났습니다.
또 이곳에는 저궤도까지 인공위성을 올렸던 로켓 조각 등의 ‘우주쓰레기’가 돌아다닙니다.

결국 이런 우주쓰레기 때문에 인공위성이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상공 700∼900㎞에 우주쓰레기가 가장 많다고 하니 이곳을 돌아야 하는 인공위성들은 더 위험한 셈이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우주쓰레기를 관찰하고, 지구에서 인공위성의 궤도를 조종하기도 하면서 인공위성 교통사고를 막고 있습니다.

/글: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도움: 김해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응용미래기술센터 우주과학팀 책임연구원

출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카리스쿨’